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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Dec 21. 2021

2021년 9월 16일

Precious Plastic 

2018년 굿 러너 컴퍼니를 통해 플로깅을 알게 되었다. 플로깅은 달리면서 도로에 쓰레기는 줍는 일종의 환경 보호 활동이다. 이후 줄 곧 서울, 발리, 그리고 독일 뮌헨에서 플로깅을 해 왔다. 


올해 초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주은 쓰레기들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져본달까? 

달리기를 하면서 쓰레기를 주워 30L짜리 비닐봉지가 다 차면 가까운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게 내가 하는 플로깅이고,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쓰레기들이 쓰레기통으로 들어간 이후는 그 쓰레기 통을 관리하는 시, 군이나 그 시, 군 행정부와 계약을 한 어떤 회사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분리수거되지 않는 잡동사니 쓰레기들이 회사에 의해서 잘 분류돼서 반출되던 말던 나의 손을 떠난 일이었다. 

만약 내가 주어온 쓰레기 중에 재 사용이 가능한 쓰레기들을 분류해서 재 사용하면 어떨까? 예를 들어 깨끗한 플라스틱;;  


그렇게 해서 내 아이디어는 시작되었다. 자전거 여행 때 몽골에서 만난 한 친구는 폐 플라스틱의 재 사용에 관해 관심이 많았다. 그때 그 친구가 보여주었던 동영상은 폐 플라스틱을 분쇄해서 새 물건을 만드는 영상이었다. 무려 4년 전 누군가는 이런 환경에 관심이 있었다. 4년이 지난 지금은 누군가 아니면 어느 기관에서는 이와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생각하고 인터넷과 인스타그램을 뒤지기 시작했다. 


‘ Precious Plastic ’ 정확하게 내가 찾고 있던 기관이고, 상상 이상의 제품들을 만들어 내었다. 대형 텐트의 틀, 전기 플러그, 선글라스 테 등등.  Precious Plastic는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시작해서 각 나라로 퍼져 갔고, 적어도 각 나라 중에 큰 도시에는 한 개의 지점이 있다. 


 Precious Plastic을 발견한 후로 나의 고민은 끝났다. 플로깅에서 주운 쓰레기들 중 플라스틱만 선별해서 그곳에 가져다주면 끝!이라고 생각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Precious Plastic Munich과 컨택을 했고, 첫 번째 화상 미팅을 가졌다. 첫 미팅에서 그들은 다른 지점과는 다르게 제품을 재 생산해서 판매하는 것보다는 메시지 전달이 뮌헨 지점에 컨셉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플라스틱을 다량 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내가 플라스틱을 모아 가져 간다 한들 그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나의 고민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갔다. 재 사용 가능한 플라스틱, 그럼 과연 어떻게 해서 재 사용을 할 수 있을까? 몽골 친구가 보여주었던 동영상에서는 플라스틱을 분쇄 후 틀에 넣고 녹이면 새로운 제품이 나왔다. 


물건을 제작하거나 제품 디자인 공부를 한 번도 하지 않은 나는 스스로 제품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첫 아이디어는 폼 룰러. 러닝 하면서 주운 플라스틱으로 러너에게 도움이 되는 폼 룰러를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내가 주어온 플라스틱과 폼 룰러의 플라스틱은 완전 다른 성질의 플라스틱이다. 그다음 머리에 떠오른 것은 마사지 볼.


그렇게 해서 난 마사지 볼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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