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25년 4월 18일

by June gyu

드디어 오랜만의 휴식, 그 첫 번째 날이었다. 오전에는 4월의 플로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진심을 다해 쉬었다. 소파에 기대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내고, 오후엔 낮잠도 푹 잤다. 그렇게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저녁엔 약속이 있었다. 오랜만의 소개팅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소개팅이면서, 오랜만에 보는 친구 커플과의 만남, 정확히 소개팅이라고 말하기 모호한 약속이 되었다. 주선자인 그 커플과는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 각자 바쁘게 살다 보니 얼굴 보지 못한 지 꽤 됐다. 어쩌다 보니, 이 소개팅 자리가 우리 셋의 재회 그런 자리가 되었다. 무튼, 주선자는 “너랑 잘 맞을 것 같아”라는 말 외엔 별다른 정보를 주지 않았다. 나도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기대가 없다는 건 편하다. 준비할 것도, 상상할 것도 없으니까.


7시 반, 미리 예약된 식당에서 만나 식사를 시작했다. 처음 만난 소개팅 여성은 조용하고 단정한 인상이었다. 나도, 그녀도 서로를 잘 모르는 상태였지만 직업 이야기, 여행, 취미 같은 얘기들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대화가 막히거나 어색하진 않았다.


다만, 주선자 커플과는 정말 오랜만에 만난 터라 이야기꽃이 한동안 끊이질 않았다. 최근 근황부터 예전 추억까지, 중간중간 웃음도 많았고 말도 길어졌다. 그 사이에서 문득, 소개팅 여성의 얼굴에 살짝 지루함이 비치는 듯한 순간이 있었다. 어쩌면 내 마음이 예민했을 수도 있고, 정말 그렇게 느꼈던 걸 수도 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자정이 가까워졌고,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처음의 만남은 끝이 났다. 다음 만남이 또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주선자는 그녀를 ‘너처럼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IMG_5597.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2025년 4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