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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20일

by June gyu

내 첫 철인 경기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자전거 40km를 타고 나서 바로 달리기를 시작할 때였다. 내 다리는 여전히 페달을 밟고 싶어 했지만, 달리기를 하라는 신호에는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대회가 끝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자전거에서 달리기로 넘어가는 이 ‘전환’ 훈련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이번 시즌에는 팀 전체가 이 훈련을 함께했지만, 나는 축구 경기 일정과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난 토요일, 따로 시간을 내어 전환 훈련을 해보기로 했다. 특별한 시간 계획 없이 오후 5시부터 해가 질 때까지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자전거 17km 후에 달리기 3.5km를 세트로 해서 최소 세 번 반복하는 게 목표였다. 그런데 첫 세트를 마치고 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다. 결국 두 번째 세트부터는 거리를 줄였고, 두 번만 하고 나니 해가 저물어 훈련을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대회 때 느꼈던 불편한 근육 전환의 감각이 다시금 찾아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며칠 뒤, 이번 휴일. 가장 큰 이벤트가 있는 날이었다. 지난 훈련이 워밍업이었다면, 이번에는 자전거와 달리기 훈련을 조금 더 길고 본격적으로 해보기로 했다. 물, 마그네슘, 대추 시럽, 에너지바까지 준비물을 잔뜩 챙겨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처음 세 바퀴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해볼 만했다. 하지만 마지막 바퀴에 들어서자, 첫 철인 경기에서 느꼈던 한계 지점에 도달했다. 에너지는 거의 바닥났고, 집중력도 흐려졌다. 머리는 빙글빙글 도는데, 간신히 멘탈을 부여잡고 마지막 달리기를 끝냈다.


집에 돌아와 초점 없는 눈으로 한참을 멍하니 쉬었다. 정신이 들기 시작한 건 오후 4시 반쯤. 배가 너무 고팠다. 급하게 요리를 해서 듬뿍 먹고, 간식도 이것저것 먹었지만 쉽게 배가 차지 않았다. 정말 모든 음식이 곧장 내 근육으로 흡수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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