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Triathlon Crew의 코치가 Biathlon 대회 참가를 권했다. 달리기와 자전거, 그리고 다시 달리기가 이어지는 이 대회는 시즌 시작 전에 좋은 워밍업이 될 거라고 했다. 고민 끝에 나는 결심했다. "대회 당일, 상황을 봐서 현장 등록하자."
어젯밤부터 새벽까지 계속 내린 비는 마치 ‘이번엔 나가지 마’라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나가자.” 그런데 새벽이 되자 비는 멈췄고, 하늘은 조금씩 밝아졌다. 좋은 날씨에 대한 기대가 생겼고, 결국 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S-Bahn을 기다리던 중, 다시 빗방울이 떨어졌다. 다행히 금세 그쳤지만, 대회 시작 직전 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하늘은 짙은 회색으로 물들었다. 하필 이 타이밍이라니.
워밍업을 오래 해야 컨디션이 올라오는 편인데, 오늘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결국 초반부터 무리하게 달렸고, 중반쯤에는 몸이 무거워져 페이스를 조절해야 했다. 그래도 첫 번째 달리기는 나름 괜찮은 기록이었다.
하지만 자전거 구간은 완전히 달랐다. 모든 선수들이 나를 추월해 앞으로 치고 나갔다. 25km가 이렇게 길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걸, 오늘 처음 알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 자전거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곱씹으며 괜스레 후회가 밀려왔다. 그렇게 이번 대회도 지나갔고, 남은 일요일은 조용히 그렇게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