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로 넘어와 얻은 첫 번째 직장. 지금 돌아보면 코로나 덕분에, 혹은 코로나 때문에 조금 더 버거웠던 시간이었다. 직장 비자가 내가 일하던 회사에 묶여 있었기에 이직은 꿈을 꿀 수 없었다. 독일어는 완벽하지 않았고,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그렇게 꼼짝없이 2년을 그곳에서 일했다.
그 2년은 주로 손님을 응대하는 서비스 업무로 채워졌다. 몸도 마음도 쉽지 않은 날들이 많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긴 하루를 버텨내며, 웃고, 지치고, 때로는 불평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나에게 단순한 전 직장 동료가 아니었다. 쉬는 날이면 다른 지역으로 함께 놀러 가고, 콘서트나 이벤트에도 자연스럽게 같이 다녔다. 일 때문에 만난 사람들이었지만, 결국 일 바깥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관계가 되었다.
올림픽 스타디움이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앞으로 2년 정도는 스타디움 투어가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시간을, 그리고 잠시 멈추는 이 시기를 기념하기 위해 지금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들이 작은 파티를 준비했다고 했다. 나는 초대를 받아 잠깐 들렀다.
마치 동창회에 나가는 기분이었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오래된 얼굴들을 마주하는 일은 이상하리만큼 편안했다. 다음 날 출근이 있어 오래 머물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듣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직접 들을 수 있었고, 서로의 안부를 천천히 주고받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함께 스타디움을 한 번 더 올라갔다. 그곳에서 노을을 보고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