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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Jan 23. 2020

1월 20일

⇠ 동근


⇢ 와썹브로!


⇠ 한국은 따뜻하나??


⇢ 추웤ㅋㅋㅋㅋ 겨울이야ㅋㅋㅋㅋ 한국 오게?


⇠ 모르겠다. 요즘 정체성을 많이 잃은 거 같다. 어떡하면 좋노?


⇢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점점 희미해지고 있나?


⇠ 뭘 하고 싶은지는 안 희미한데 그걸 지금 당장 메인으로 할 수 없으니깐.. 메인으로 할 수 있는 걸 찾고 해야 되는데 뚜렷하지가 않다.


⇢ 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안정적인 수입이 없어서 고민인가 보네


⇠ 글지 글고 가장 큰 비자 문제 해결이지


⇢ 맞나. 쉽게 답이 안 나오는 문제랑 마주했네. 우리 또래들 중에 우리처럼 살았던 친구들은 다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지금처럼


⇠ 그치 단순 나만 고민하는 문제는 아닌데, 난 조금 더 스트레스를 받는 거 같다.


⇢ 아무래도 나가 있고 비자 문제니 뭐니 해서 귀국하면 패배한 것 같고 그래서 더 스트레스받고 그런 게 아닐까 싶네 하나가 무너진다고 해서 내가 무너지는 게 아니란 걸 깨닫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수많은 나 중에 하나의 나가 시련을 겪고 아픈 거지 그 일부분이 나의 전부는 아니니까


⇠ 맞나??? 꼭 패배한다는 느낌은 안 받는데 계속할 수 없을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다. 돌아가면 돌아갈 수있는데 그땐 먼가 다 놔야 된다고 생각이 든다.


⇢ 맞나, 이미 답을 어느 정도 스스로가 아는데 놓기 힘든 시기인 거가?


⇠ 글지. 지금 결정 또한 내렸다. 근데 그 결정이 맞는지 계속 헷갈린다.


⇢ 응 맞나? 음..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나를 마주해야 한다. 나의 선택이 현실 도피가 되면 안 된다.


⇠ 내가 선택한 걸 결정한 후에도 내 자신이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면 미래는 바뀔 수 있다 라고 생각하는데..


⇢ 그렇지 당연하지 그건!!


⇠ 근데 자고 일어나면 또 생각한다. 이게 그래도 맞는 건가 하고 그 고민이 힘든 거 같다.


⇢ 힘든 싸줌 중이네 


⇠ 현실 도피는 안 해야 된다고 스스로도 생각하는데 두 개 중 어떤 게 현실 도피 인지도 잘 헷갈리기도 하고 그런다.


⇢ 나도 북미 횡단하면서 운 좋게 파일럿을 만나서 짧게나마 비행 배우고 했던 게 너무 강렬해서 돌아와서 1년반이라는 시간 동안 파일럿이라는 직업을 준비하고 했는데 결국엔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나도 내려놓아야 할 때가 왔을 때 또 그만큼의 시간이 걸리더라 근데 후에 생각해보니까 애초에 파일럿이란 직업이 매력적이게 느꼈던 것도 사실 뭔가 남들이 안 하는 도전과 크게 힘들지 않을 것 같은 삶, 예를 들어 굳이 남들과 톱니바퀴 같은 삶을 안 살 것 같고 치열한 취업 시장은 나와 별게로 생각했었으니까 그렇게 느꼈더라. 결국은 현실적인 현실 도피였던 거지. 남들은 9급 공무원 8~9년 세월 동안 준비하는 것과 같은 심리인 거 같더라. 진짜 현실 도피를 했던 거지 다행히도 나는 시작하기 전에 그걸 깨달았고 다시 다른 길을 향하고 있지만, 우리 같은 삶을 살았던 사람일수록 그 구렁텅이에 더 빠지기 쉽더라. 왜냐면 이미 불가능하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얘기했던 것들을 해냈으니까 우리 자신조차도 그렇게 믿고 있고 남들이 내가 뭘 하든 간에 그래 저 친구는 해낼꺼야 하는 믿음도 우리에게 작용하기에 우리가 선택한 것들을 바꾸기가 쉽지 않은 상태가 되기 쉬운 거 같다. 행님이 한국으로 오는 게 도피가 될 수도 있고 거기에 더 자신의 열정을 고갈시키는게 도피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본인만이 알고 있다. 스스로 밖에 그걸 구별해내지 못한다. 더 객관적으로 처절하게 살펴봐야 한다 내면을


⇠ 그게 존나 어렵다. 한쪽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여기 남아서 다른 일을 배울 수도 있다. 근데 내가 어떤 걸 배워야 될지 확실하지 않다는 게 더 막막하다.


⇢그건 근본적인 고민이네 유라시아 횡단 루트를 스스로 그렸던 것처럼 다시 내 손으로 그려야 하지 않겠나 그건 막막해도 손에 닿는 거리부터 하나씩 해봐야지


⇠ 그래야겠네 고맙데이.. 고맙다 이야기 들려주고 들어 줘서


⇢ 또 이야기 나누자! 빠이팅 하고! 어쨌든 지금 고민하고 아프다는 거는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늘 


⇠ 그래 늘 웃으면서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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