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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Aug 05. 2020

7월 24일

'하루 벌어 하루 살아'

아침에 장을 보고 와서 평소와 같이 가계부 어플을 열어 지출 금액을 적고 있는데 이건 뭐지 싶었다. 한 달 벌어서 한 달 딱 쓸 수 있는 돈을 벌고 있는 나. 그 말도 안 되는 숫자 앞에서 절망했고, 절규했다. 아직까지 재정적으로 안정된 삶이 확실하지 않은 나의 모습을 보니 한숨만 나온다.


다 부서져 가는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동안 내내 '어떻게 하면 부가적으로 생산활동을 할 수 있을까?'란 착잡한 생각이 머리 안을 맴돌았다. 


지인에게 엽서를 붙이기 위해 DHL이라고 적혀 있는 작은 상점을 들어갔다. 정작 보내려고 했던 엽서는 못 보내고, 로또 한 장을 사서 나왔다. 


그 한 장의 영수증 안에 그때의 내 모든 감정이 들어있다. 직장에 와서 가방을 뒤지다 로또 영수증을 발견했다. 괜히 나 자신에게 부끄러워 꺼내 보기 싫었다. 그렇다고 버리기는 아까워 가방 깊숙한 곳에 쑤셔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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