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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Feb 06. 2021

2021년 1월 19일

소설 '표백'

현대 소설보다 고전 소설을 좋아한다. 현대 소설은 진부하기 짝이 없고, 막장 드라마나 스릴러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즐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뮌헨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는 독서 모임을 참여하고 있다. 이번 달 읽어야 될 책으로 한국 현대 소설 ’ 표백’이 선정되었다. 한겨레 신문 문학상을 받았다는 겉표지를 보고도 책에 대한 기대는 1도 없었다. 


책의 전개는 두 가지 이야기를 동시에 다루고 있고, 두 가지 이야기는 약간의 연관성을 보이며 전개되었다. 그래서 초반에는 소설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조금 어려웠지만, 생각보다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어 생각했던 것보다 책을 빨리 읽을 수 있었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한 대학생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아무것도 모르고 겁 없는 시절의 패기, 힘 그리고 잘 알지도 못하는 세상을 상대하는 가치관과 철학. 이 모든 걸 바탕으로 자신만만하게 세상을 비판하는 주인공의 친구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기성세대들과는 다르게 어떤 특별한 업적을 남길 거라며 떵떵거리고, 그것 만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이러한 장면들이 나의 대학생 시절을 떠올리게 했고, '아 맞아 나도 그랬어지'하며 극한 공감을 자아냈다. 하지만 다행히 책에 나온 것처럼 큰 업적을 남기지 못하면 ‘패배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야기가 끝나가는 무렵에 주인공은 어느덧 사회 중년 생이 되었다. 그도 기성 세대가 만들어 놓은 사회에 적응해 버린 것인지, 삶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한층 성숙한 덕분인지 사회에 큰 획을 긋는 것만이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그 대신 소소한 것에부터 얻는 행복, 즐거움이 더 값어치 있는 것이라고 여긴다.


말도 안 되는 ‘가치 있는 자살’이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지만, 책 속에 나온 작가의 생각이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써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소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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