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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gyu Apr 06. 2021

2021년 3월 11일

나는 과연 다른 사람의 하루를 망칠 자격이 있는가? 


우편함을 열어 보니 삼 일 전 잘츠부르크로 보냈던 중요한 우편이 반송되었다. 반송 사유는 다름 아닌 해외로 보내는 우편에 맞지 않는 가격에 우표를 붙였다는 이유이다. 난 그날 점원에게 외국으로 보낼 편지라고 말하면서 제 가격을 주었던 걸로 똑똑히 기억한다. 얼마를 냈었고, 잔돈으로 얼마를 받았는지 까지. 일단 영수증을 찾아보기로 하는데 나올 리가 없다. 우편을 보냈던 곳으로 가서 다른 직원에게 상황을 설명하니 영수증이 없이는 안된다는 것이다. 내 실수도 아닌데 영수증 타령을 하고 있으니 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 계획대로라면 이번 주 내에 받는 사람에게 도착하는 거였는데, 벌써 목요일이지 않나? 추가 요금이 얼마나 한다고 추가 요금을 내고 주위를 둘러보니 월요일 내 일을 처리해 준 분이 다른 업무를 하고 있었다. ‘죄송한데, 월요일 우편 업무 보시지 않았나요?’라고 물어보자 그 직원분은 맞다고 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그분도 자신의 실수에 핑계를 데려고 하는 건지 9유로를 내야 된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자 가라앉았던 분이 다시나 쏘아대듯 영어로 말했다. 점점 쟁점은 실수가 아닌  추가 요금으로 쟁점이 바뀌었고, 결국 추가 요금을 되돌려 받았다.


사람과 가장 많이 부딪치는 직업 그래서 사람에게 많이 치이는 직업인걸 안다. 그래서 가끔은 실수를 할 수 있다. 그 실수에 대해서 조금은 웃으면서 말을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분은 내가 막 쏘아붙인 말에 안 그래도 힘든 하루를 더 망쳐 버렸진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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