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이 엄마

6

by namtip

후이의 부모님은 호찌민에서 하던 잡화점을 접고 후이가 다섯 살이 되던 해에 부부의 고향인 하노이로 왔다.


처음 이곳에 슈퍼마켓을 열었을 땐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다 센터를 짓기 시작하면서 공사장 인부들이 자주 들러 맥주를 사 갔다. 센터가 완성되고 나서는 점차 외국인 손님들이 늘어났다. 부부는 영어는 한마디도 못 했지만, 외국인들이 뭘 하는지는 틈틈이 들어 알고 있었다.


가게는 손님들로 늘 북적였다. 그럴수록 응언의 속은 허전했다. 후이 엄마 응언은 8남매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응언이 세상에 나왔을 땐 전쟁이 끝날 무렵이었다. 그녀는 커가면서 주변이 온통 아픈 사람들뿐이라는 걸 깨달았다. 다들 몸이 편치 않거나, 마음이 괴로웠다. 혹은 둘 다였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대를 이어 성치 못한 아이들이 태어났다. 마을 전체에 고통이 전해지는 걸 두 눈으로 지켜보며 자랐다. 응언은 혼자서만 멀쩡한 게 못내 죄스러웠다.


원래 한 동 이었던 센터는 미국의 지원을 받아, 장애아동을 위한 건물이 들어서면서 총 3개 동이 되었다. 참전 용사들을 위한 상담소와 함께 건강검진을 할 수 있는 간이 치료소도 생겼다.

센터의 몸집이 커지는 걸 보며 응언의 마음 한구석엔 그녀도 알아채지 못한 어떤 결심이 자랐다. 어느 날 가게를 청소하던 응언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라도 할 셈으로 후이를 둘러업고 센터로 찾아갔다.


그날 이후, 그녀는 아침마다 센터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후이가 걷기 시작하면서는 빗자루를 들고 아장아장 그녀를 따라다녔다. 후이가 좀 더 커서는 외국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그렇게 그녀의 아들은 자연스럽게 배운 영어로 유럽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점점 의사소통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 05화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