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오늘. 10월 21일. 첫째가 학교에서 공놀이를 하다 다쳐 안와골절 수술을 했다. 한창 카타르 월드컵 때였는데 , 손흥민 선수와 같은 수술을 해서 본인은 아직도 매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하지만 지켜보는 엄마의 입장은 마냥 아들과 같지는 않다.
지난해는 단풍을 느낄 새도 없었다. 눈 내리는 겨울까지 재활운동하랴, 병원 다니랴 바빴다. 그래서 그런가.작년 가을은 딱히 기억나는 일이 없다. 사실 가을이 온지도 모르고 지나쳤다, 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습관처럼 패딩점퍼를 꺼내 입었다. 그리고는 한 해가 저물고 2023년을 맞았던 것 같다.
어제는 일 년째 정기점진을 하러 안과에 갔다. 복시도, 사시도, 눈의 운동도 모두 정상. 감정을 추스르는 속도가 느린 나는 막상 그 말을 들었을 땐 그냥 다행이다 싶었는데 저녁부터 울컥울컥 하더니 오늘 아침까지 그렇다.
어제는 수납을 기다리며 병원을 둘러보는데 꽤 고층에 위치한 안과에서 바라보는 가을이 너무 예뻐 보여 사진을 찍었다. 평소 아기자기하게 사진을 찍는 타입은 아닌데 어제는 기념하고 싶었나 보다. 나의 안도를. 아이의 건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