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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tip Oct 24. 2023

책을 빌릴 순 없어도 도서관 가는 건 좋아

책을 읽을 때 좀 지저분하게 읽는 편이다. 지금은 많이 고쳤지만 그래도 내 책에는 곳곳에 '책 주인이 나를 읽고 있다오' 하고 말해주는 여러 흔적들이 있다.


책에 밑줄도 긋고 마음에 드는 페이지는 아예 책장을 접어놓기도 한다. 문장 옆에 펜으로 끄적대는 건 기본이다. 최악은 밥을 먹으면서 보거나 식탁에 올려놓는 일이 많으니 간혹 음식물이 묻을 수도 있다는 것. 이건 아니다 싶어 요즘은 포스트잇을 열심히 붙인다. 밑줄을 긋고 싶은 욕망은 인덱스 스티커로 해결한다.


아무튼 이런 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서관 입장에서는 최악의 회원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자체적으로 도서관 책은 잘 빌리지 않는다. 하지만 도서관에 가는 건 좋아한다.


집 근처 도서관은 공원에 있다. 공원 안에 자리 잡은 도서관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사계절을 오롯이 느끼며 책구경을 할 수 있으니 도서관 가는 길은 늘 즐겁다.


요즘 같은 가을에는 단풍 든 나무들 사이를 지나 예쁜 꽃도 피어 있는 풀숲을 지나면 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책을 빌리러 가는 길이 온통 울긋불긋하다.


이렇게 예쁜 단풍을 두고 도서관에 가는 게 아쉬운 날은 텐트를 들고 나온다. 공원 안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장소도 따로 있어 가족모두 나와 텐트에서  쉬다가 도서관에 들른다.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해먹에 누워서 보다가 잠도 자다가 한다.


툭 떨어지는 낙엽에 잠이 깨어도 기분 좋은 곳.


우리 동네 공원 속 도서관에서.






 

도서관 가는 길에 틈틈히 찍어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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