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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tip Nov 21. 2023

'연극'이 끝나고 난 뒤 -2

Seed Folks, 씨앗을 심는 사람들

한 남자가 있다.

아들은 길거리에서 총을 맞아 죽고, 아내는 차사고로 죽었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남자. 그 남자가 다시 마음의 문을 연다.

Seed Folks는 미국에 사는 한 베트남 소녀가 공터에 콩을 심으면서 아파트 주민들이 함께 정원을 가꾸게 되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텃밭을 일구며 잃었던 사랑을 찾기도 하고, 마음을 치유하기도 한다.  



식물을 가꾸는 일이 이렇게 사람의 상처를 매만진다니. 아직 그런 경험이 없는 나는 놀라울 뿐이다.  


책을 끝까지 읽고 나서 연극을 한다고 했을 때 처음부터 나는 Wendel의 역할을 맡고 싶었다.

모든 걸 잃었지만 빈 공터에 무언가를 심으며 다시 희망을 구하는 Wendel이 안쓰러웠다.

지난 6개월간 함께 읽어나갔던 책을 연극으로 한다니 다들 의미 있었나 보다. 아주 짧은 내레이션형태의 연극이지만 사실 나는 부담이 컸다. 선생님이 눈치를 채셨는지 전 날 나를 따로 불러 함께 연습을 해주셨다.


차라리 노래를 하는 게 편하겠다는 내 말에 선생님은 목소리만이 가진 매력이 있다고 했다. 작은 무대라도 목소리로 대사를 읊어보는 건 소중한 경험이라고.


평소에 누군가 나에게 큰소리로 말해보라는 적이 있었을까 생각했다.

입 꾹 닫고 조용히 해야 할 곳이 더 많은 세상.

하지만 무대는 작아도 크게, 크지만 또렷하게 말해야 하는 곳이다.


남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무대였겠지만 그렇게 내 목소리에 한껏 집중하며 준비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나 보다.


1분도 안 되는 짧은 대사가 이제야 머리에 맴돈다.    




Wendel


I am Wendel, and I am a janitor at a school. In the past, I lived with my sons and my wife. My sons got killed like a dog in the street, you know. My wife went to heaven in traffic accident.

Now I am all alone. Nobody to talk to at home. My only friend is Ana who’s living in the same apartment building. One day she called me. She told me to walk to the empty lot and see what’s going on there.


I saw a little girl doing something. I thought she was doing something bad. But later, I realized that she planted beans and she was taking care of it every day!


I thought about it…and I decided to plant something myself. That day, I brought a shovel and began working in the empty lot.


I can not change my whole life, but I can change my garden.


Thank you




<연극이 끝나고 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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