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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mtip Jul 07. 2024

숫자 0을 바라보며

우리는 수포자가 아니다. 

"인류는 양 두 마리와 돌 두 개의 수가 같고, 그것이 숫자 '2'와도 같은 의미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까지 수천 년의 세월을 머리를 쥐어짜며 보내야 했다."
수학평전(김정희 지음) 중에서...


첫째가 10살이 되었으니 아이가 7살이 되던 해부터 함께 수학공부를 한 셈이다. 수학머리는 타고나는가?라는 질문에 전문가도 아닌 내가 답을 줄 수는 없지만 사람마다 수학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고는 말할 수 있다. 둘째는 단 한 번도 사칙연산을 알려준 적 없고 손가락 발가락으로 알아서 셈을 했지만 첫째는 달랐다.  


초등학교 1학년때 첫째는 0에 대해 물었다. 0을 이리저리 돌려보다 숫자 0이 왜 이렇게 생겼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나는 잘 모르지만 구글은 알고 있지. 숫자 0이 생긴 유래를 검색하니 촤르르 나오는데 오히려 너무 많아 고르느라 애를 먹었다. 내가 아무리 잘 몰라도 0이 수학 역사에서 매우 중요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그래서 0에 대해 설명을 해준 기억이 난다. 


솔직히 덧셈 뺄셈 대신에 0의 유래를 궁금해하는 게 답답하긴 한데 초등학교 1학년 한자리 수 덧셈은 얼마나 쉬운가. 내 입장에선 너무 간단한 계산이기에 금방 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에 별생각 없이 0에 대해서 얘기해 줬었다. 


그런데 0이 끝이 아니었다. 이런 식으로  1, 2, 3..... 10까지 갈 줄은 몰랐고 참 오래 걸렸다. 우선 10까지 갔으니 목표인 덧셈을 시작해야 했다. 그런데 또 한 가지 복병이 나타났으니 덧셈기호 +. 덧셈은 +라고 쓰는가?라는 질문이 들어왔다. 


이렇게 가다가는 덧셈은커녕 아무것도 못할 듯한데.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다 설명할 것인가. 그냥 알아둬라는 말과 함께 넘어갈 것인가. 


수로 가득해서 온몸으로 자연스럽게 수를 터득한다는 요새 아이들과 달리 첫째는 초창기 인류가 오랜 세월을 거쳐 얻은 그 방법대로 수를 받아들이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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