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appened to Monday?, 2017
인구 과잉으로 인한 디스토피아를 배경으로 '1가구 1자녀'를 철저하게 감시하는 사회라는 참신한 설정을 영화화했다. 유전자 조작 식품으로 인해 다생아가 늘어나자 산아 제한을 해법으로 내세운 인류는, 한 집에 한 자녀만 낳도록 제한하고 쌍둥이가 태어날 경우 냉동 수면에 들게 한다. 영화 속 사회에서 내세우는 'one earth one child'라는 슬로건은 작품의 세계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나 밖에 없는 지구를 위해 한 아이만 낳아야 한다는 전체주의적 발상은 순응하는 자에게나, 반항하는 자에게나 공포가 된다. 그 이념이 무엇이든 'one earth'는 전 세계가 하나의 이데올로기를 따르는 디스토피아가 될 수밖에 없다.
'월요일이 사라졌다'는 이 냉혹한 세상에 일곱 쌍둥이가 태어나게 한다. 이들의 조부는 한 명만 살도록 나머지를 희생시키지 않는다. 대신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씩 돌아가며 같은 사람의 삶을 살게 한다. 아예 이름도 자기 요일에 맞춰서 지어준다. 하지만 원래 7일로 이루어진 일주일이 하루가 될 수 없듯이, 이들도 완전히 한 사람이 될 수는 없다. 이들은 '카렌 셋맨'이라는 하나의 가면을 써야 하는 공동 운명체임과 동시에, 각자의 꿈과 개성, 관계를 박탈당한 인간으로 자란다. 각자 맡은 요일에만 외출을 할 수 있는 그들의 운명은 타인의 시선에 맞춰 늘 가면을 쓰고 다녀야 하는 극단적인 몰개성의 시대를 은유한다. 곳곳에 검문소가 있는 감시사회는 회색빛 미장센과 각종 생체 인식 기술로 완성된다.
하지만 그럴듯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이야기를 힘 있게 끌고 나가지 못한다. 자매를 지키는 것이 곧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인 상황에서, 영화 속 자매들은 시종일관 갈팡질팡하다 허무하게 죽어나간다. 사실 반전이라고 할 것도 없이 결말이 뻔히 보이는 이야기인데, 전개가 느리다. B급 액션 영화만 만들던 감독이라 피 튀기는 액션이 좀 과도한데, 통쾌해야 할 액션신이 오히려 계속 이야기의 발목을 잡는다. 결국 영화는 '나 자신과의 투쟁', 혹은 '진정한 자신을 찾기 위한 투쟁'이 되는데, 다소 작위적인 설정과 공감 받기 힘든 인물 때문에 용두사미가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