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짧은 리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seo Apr 18. 2020

더이퀄라이저2 - 전편의 매력을 잃어버린 자경단 히어로

The Equalizer 2, 2018

안톤 후쿠아 감독이 덴젤 워싱턴을 남성 1인 액션 히어로로 내세운 ‘더 이퀄라이저'의 속편. 전편에서는 홈마트에서 일하는 소시민이 자경단 영웅이 되어가는 모습을 그렸다면, 이번에는 이 이야기의 본류가 ‘택시 드라이버’의 영향을 받았다는 걸 드러내고 싶었던 건지 아예 리프트 드라이버가 되어 시민을 돕는 히어로로 만들었다. 


소시민 자경단 히어로가 주인공의 정체성이었기 때문에, 속편의 설정들이 크게 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특별히 할 이야기가 마땅치 않은 느낌이다. 국가를 위해 온갖 짓을 서슴지 않았던 그가 평범한 이웃, 선한 사람들을 돕는 과정은 일종의 '자기 구원'과도 같은 것이었다. 오히려 아무 연관도 없는 사람들을 돕는 자경 행위가 구원을 향한 그의 절실함을 더욱 부각시켰다. 


하지만 2편에서 주인공은 지인의 죽음에 대한 복수를 한다. 영화는 아직도 아내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한 주인공을 다시금 구원의 쳇바퀴 속에 밀어 넣으려 하지만, 사적 복수를 행하느라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고 오히려 김빠진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캐릭터의 차별점을 지우고 나니 덴젤 워싱턴은 테이큰 시리즈의 리암 니슨과 다를 바가 없게 되었다. 


이번에는 이웃의 흑인 젊은이를 돕는 이야기를 서브플롯으로 추가했는데, 메인 스토리와 잘 붙지도 않을뿐더러 수없이 많은 영화에서 반복된 흔한 설정일 뿐이다. (이런 이야기를 볼 요량이라면 '파인딩 포레스터(2000)' 같은 영화를 다시 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액션 신 역시 전편 대비 만족스럽지 않은데, 이미 주인공이 러시아 용병들을 맨손으로 몰살시켰던 것을 알고 있는 관객들에게 부패한 옛 동료들을 소탕하는 과정은 별다른 스릴을 주지 못한다. 게다가 2편에서는 딱히 맨손, 혹은 주변 도구들을 이용하는 액션이 많지 않고 총을 쓰는 장면이 더 나온다. 역시 전작의 차별점을 지우고 나니 액션의 스타일도 이도 저도 아닌 게 된 셈이다. 다수의 적과 싸우기 전에 초를 헤아리는 시퀀스가 이번에도 반복되긴 하는데, 스타일을 살렸다기보다는 동어반복에 가까워 보인다. 


단순한 이야기를 하는 액션물이지만 좋은 캐릭터와 액션 스타일을 가진 매력적인 시리즈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더 이상의 속편은 나오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 패션만 이어받은 프랜차이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