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zam!, 2019
DC가 하도 거하게 말아먹은 영화가 많아 철저히 아동용으로 보이는 이 영화가 그럭저럭 귀엽게 보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어른의 몸을 갖게 되는 '빅'의 설정을 차용한 히어로라는 설정이 자연스럽게 동심을 자극한다. (실제로 '빅'을 오마주한 장면들도 있다) 이 부분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이 된다.
아마도 기존 슈퍼히어로 영화와 유사한 흐름을 기대했을 관객들에게는 '샤잠!'이 유치한 히어로로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히어로가 탄생하게 된 기원이나 빌런과의 대결 등은 너무 유치해 성인 관객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이야기의 흐름도 어린이 영화 수준으로 밋밋하다.
다만 굳이 히어로라는 타이틀을 의식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색다른 재미를 주었을 수도 있다. '샤잠!'은 80년대 스필버그 영화와 같은 감성에 소년의 성장담, 가족애 등을 밀도 있게 엮어낸 가족영화에 가깝다. 몸의 변화를 겪는 소년이자, 진짜가족을 찾아 헤매는 아이가 근육맨 영웅으로 변신하게 된다는 설정은 성장의 메타포로 꽤 훌륭하게 기능할 뿐만 아니라, 독특한 개성을 가진 히어로를 창조하는 데도 일조한다. 다소 가벼운 분위기를 용인하고 나면 유치한 주인공들의 행동에도 공감하게 된다. 대안가족 설정은 다소 작위적이지만, 시대적 흐름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