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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준 Aug 23. 2019

중년의 중2병 - 중년병

중이병보다 무서운 중년병

중년병

                                            

회사에 가면 집에 가고 싶고, 집에 가면 회사에 가고 싶다.

가끔은 둘 다 가기 싫어 길에서 방황한다.

약속이 없으면 심심하고 많으면 부담스럽다.

혼자 있으면 외롭고 여럿이 있어도 외롭다.

연락처엔 수 천명인데 연락할 사람이 없다.

심심한 건 싫고 바쁜 건 더 싫다.

 

 

술 마시면 몸이 힘들고 안 마시면 마음이 힘들다.

담배를 피우면 가슴이 답답하고, 안 피면 마음이 답답하다.

커피를 마시면 잠을 못 자고 안 마시면 멍멍하다.

약을 먹으면 속이 쓰리고, 안 먹으면 몸이 아프다.

사 먹는 건 비싸고 해먹는 건 귀찮다.

맛있는 것은 건강에 안 좋고 건강에 좋은 것은 맛이 없다.



TV를 켜면 시끄럽고 끄면 무섭다.

음악을 들으면 정신 없고 안 들으면 적적하다.

스마트폰을 보면 머리가 아프고  보면 심심하다.

책을 보면 눈이 아프고  보면 불안하다.

뉴스를 보면 답답하고 안 보면 더 답답하다.

영화를 보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가고 안 보면 시간이 너무 안 간다.

 

 

많이 자도 피곤하고 안 자면 더 피곤하다.

앉아있으면 허리가 아프고 서있으면 무릎이 아프다.

가까이 있는 게 희미해지고 멀리 있는 건 안 보인다.  

운동을 하면 몸이 쑤시고 안 하면 몸이 아프다.

흰머리는 많아지고 머리 숱은 줄어든다.

몸무게는 늘어나고 키는 줄어든다.

 

  

책임은 많아지고 권한은 줄어든다.

일이 없으면 불안하고 많으면 귀찮다.

잔소리가 많아지고 점점 꼰대가 되어간다.

회식을 가면 피곤하고 안 가면 소외된다.

아는 사람은 많아지고 내 사람은 줄어든다.

유행 따위 관심없고 트랜드와 멀어진다.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하고 외면하면 더 불안하다.

잠은 줄어들고 생각은 많아진다.

급여가 높아져도 대출은 많아진다.

필요한 돈은 많아지고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든다.

나의 꿈보다 자식의 꿈을 위해 살게 된다.

아들의 중이병보다 나의 중년병이 더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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