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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준 Feb 21. 2021

다 큰 어른이 또 넘어졌다.

넘어짐 총량의 법칙

어렸을 때에는 자주 넘어졌던 기억이 있다.

걷다가 뛰다가 뭔가에 걸리기도 하고

균형감각이 부족하거나 하체가 아직 부실해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다.


어른이 되어서는 넘어진 기억이 많지 않다.

길을 갈 때 좀 더 신중해진 것도 있을 것이고

균형감각이나 하체가 튼실해진 것도 이유가 될 것이다.

게다가 런닝머신이 아니면 뛸 일이 없어 넘어질 일 자체가 줄었을 것이다.


어렸을 때는 물리적으로 넘어지는 일이 많았다면

어른이 되어서는 정신적으로 넘어지는 일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

넘어짐 총량의 법칙이라고 해야 할까.

어렸을 때 신체가 넘어지는 횟수만큼 어른이 되어서는 멘탈이 넘어진다.


우리는 여전히 크고 작은 일에 자주 넘어진다.  

넘어지지 않는 사람은 그만큼 삶의 굴곡을 경험하지 않거나 멘탈이 정말 넘사벽으로 강한 사람일 수 있다.

어떤 이유로든 부러운 일이다.

암튼 대부분의 우리는 자주 넘어진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안 좋았던 일, 후회되는 일, 억울한 일이 떠오르며 멘탈이 흔들린다.

멘탈이 약해서 그런가 보다 하면서도 멘탈이 약하다는 생각 자체가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악순환의 게임이다.  

한번 빠져들면 도박에 중독된 것처럼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하지만 멘탈이 흔들린다고 자책하거나 우울해하지 말자.

멘탈은 원래 흔들리는 것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자.

시계추가 좌우로 왔다 갔다 하면서 묵묵히 자기 일을 하듯이 오뚝이가 좌우로 흔들리다가 똑바로 서듯이

우리의 멘탈도 오락가락하면서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 아닐까.


멘탈이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그냥 두자.

억지로 바로 세우려 해 봤자 나약한 인간의 힘으로는 어차피 불가능하다.

흔들리는 거 자체에 신경 쓰다 보면 또 다른 멘탈이 흔들린다.

밀려오는 파도를 거슬러가지 말고 파도를 타는 게 중요하다.


안 좋았던 일, 후회되는 일 등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내기 위해서는 어느 날 갑자기 생각하지 않겠다고 해서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사랑했던 연인과 헤어지는 고통만큼의 과정이 필요하다.  

양념으로 시간 세 큰 술, 자유 의지 한 꼬집 등이 있으면 좋다.


그렇게 파도를 타고 흔들림을 받아들이고 지구가 태양을 몇 바퀴 돌면

멘탈에 있던 상처에 딱지가 생기고 새살이 나오고 때로는 굳은살도 생길 것이다.     

그쯤 되면 죽을 만큼 힘들었던 일들도 쏘주 한잔 하면서 웃으면서 얘기하게 되는 저 세상 신공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흰머리와 주름살이 늘어가는 것이 결국 인생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So be it!




작가 도서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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