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성준 Feb 26. 2021

힘들 땐 힘들다고 말하세요.

아플 땐 아프다고 말하세요.

유전자 뽑기에서 잘못한 것인지 가정환경이나 유년시절의 경험 탓인지 아플 때 아프다고 말을 못 하고 힘들 때 힘들다고 말을 못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강한 척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힘든 것을 얘기하면 괜히 그 사람까지 힘들어질까 봐 말을 못 하는 것이다.  


반대로 조금만 힘들고 아파도 득달같이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한테 말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도 있다.

상대방을 힘들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힘든 것을 속에 쌓아두지 않고 바로바로 오픈하면서 고통 분담을 하거나 해결책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절대 비교는 힘들겠지만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어떤 난관이 닥쳤을 때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넘어가거나 빠른 해결책을 찾는 쪽은 대체로 후자인 것 같다.

서로서로 아프고 힘든 걸 말하면서 수시로 서로 돕기 때문이 아닐까.


대부분의 아들이 그러하듯 부모님에게 난 늘 잘 먹고 잘 사는 호의호식하는 아들이다.

부모님을 걱정시키지 않는 것이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효도이다.

아들의 고통이나 고생 따위 모르셨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혼자 끙끙 앓고 버티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지름길이라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

사실 입 밖으로 말을 하는 것만으로도 일정 부분 해소가 된다.  


힘든걸 힘들다고 말하는데도 용기가 필요하다.

그것은 창피한 일도 아니고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은 더더욱 아니며 고통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첫걸음인 것이다.

그리고 그 첫걸음을 해야 마지막도 있는 것이다.


제발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은 하지 말자.

'너는 강하니까 이겨낼 거야.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야. 아프니까 청춘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건 뭐 위로도 아니고 칭찬도 아니고 도움은 일도 안된다.


아플 때 아픈 내색 안 하는 거만큼 힘든 게 없고

힘들 때 힘든 내색 안 하는 거만큼 아픈 게 없다.

쓸데없는 플렉스는 만병의 근원이 된다.


참는 자에게 복이 온다고 했는데 무조건 참는 게 능사는 아닌 것 같다.

아플 땐 아프다고 말하자. 힘들 땐 힘들다고 말하자.

그래야 주변 사람들이 당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감사하고 행복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누군가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았을 때에는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못하더라도 그를 위해 기도를 하거나, 마음속으로 응원을 하거나, 가끔 찾아가서 얘기를 들어주고 한번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고 힘이 된다. 인간 마데카솔이다.

우리는 그러면서 서로 보듬고 신뢰를 쌓고 상처를 치유하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이전 01화 다 큰 어른이 또 넘어졌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