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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테크르르 Nov 25. 2022

당신이 좋아하는 '별명'은 무엇인가요?


알고리즘이 물었습니다. 


저는 과거 '돌아이'였습니다. 친구들이 그렇게 저를 많이 불렀습니다. 솔직히 그들에 대한 시선과 관심을 즐겼는지 모릅니다. 그저 저는 다른 사람과 달라 보이고 싶었을 뿐입니다. 그렇다고 항상 먼저 나서거나, 관심종자의 끼를 가진 건 아닙니다. 아웃사이더에서 조용히 그저 남들과 다른 경향을 추구했습니다.  


심리적 삐뚤어짐(?)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냥 남들과 똑같이 사는 '꼴'이 보기 싫었습니다. 호들갑 떠는 걸 싫어했고, 그저 평범한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꼰대 같은 생각에 반기를 들고 싶었으니까요. 낫노멀. 남들과 다른 모습이 사랑스러웠습니다. 그게 '나'이고, 그것을 사랑해주는 나 스스로를 격려해주었습니다. 


특히 '생각'을 평범하게 하기 싫었습니다. 새로운 생각, 새로운 창작 활동을 좋아했습니다. 대학생 때는 10회 이상의 광고 공모전에서 수상하기도 했죠. 덕분에 스스로 자신이 특별한 '존재'로 착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가지면서, 스스로 세상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독특하고, 유일무이한 존재라고 느꼈습니다. 되뇌어 보니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좋지만 어쩌면 나르시시즘에 빠져있던 것 같습니다. 


나르시시즘은 자신을 사랑하는 단어로 바꿀 수도 있겠지만, '아집'과 '독단'에 빠지기도 합니다. 세상에 나온 후 남들의 생각이나 관점을 관찰하는 것을 등한시하게 되더라고요. 


'아! 저것 나도 생각할 수 있었는데!' 

'그냥 보지 말자. 보고 따라 하면 베낀 것이 돼버리잖아'

'나 스스로도 생각해 낼 수 있어!' 


갈라파고스 섬에 갇힌 기분이 들었습니다. '낫노멀'이라는 섬에 갇힌 기분이었던 거죠.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서 남들과 다르게 된 말 그대로 '아싸'가 된 상황입니다. 착각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깨닫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완벽히 새로운 것은 없고, 트렌드를 이해하고 그 속에 나만의 향을 조금만 첨가해도 '낫 노멀'한 무엇인가가 나온다는 것을요. 

생각보다 자기만의 섬에서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것이 자의식 해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스로를 낮추고, 남들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속에 새로움이 있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돌아이'로 남고 싶습니다. 사람들과 반대로 걷는 것이 아닌 무리 속에서 '보랏빛'으로 빛나는 사람이 싶습니다. 세스고딘이 말한 '리마커블'한 사람 (보랏빛 소가 온다_세스고딘)  같은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유일무이한 존재란 남들과 완전히 다른 것이 아니라 대체 불가능한 남들과 '다른 향'이 나는 사람이면 되니까요. 

저는 과거에도 돌 i이고, 미래에도 돌 i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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