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0.
오전에 둘째 아이의 같은 반 친구 부모와 4시간 동안 이야기하며 같이 시간을 보냈다. 재밌기도 했지만 역시나 나는 내향인. 나는 지금 방전된 휴대폰 같다.
약속이 잡히자마자 '미룰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부담스러웠다. '이것도 못해?' 하는 자책을 하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약속 장소에 갔다.
누군가를 만나면 왜 이렇게 신경 써야 될 것이 많을까?
커피값 계산은 누가 하는지, 내가 해도 되는지, 상대방이 주문하러 가면 나는 같이 따라가야 되는지 앉아 있어도 되는지, 소변이 마려울 때 언제 화장실에 가야 되는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며 중간중간 내 얘기를 하느라 그러면서 눈치 보느라 바빴다. 집에 가는 차 안에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피곤했다.
집에 왔는데도 집에 가고 싶은 기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데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