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2.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았다. 알람 시간보다 일찍 깼지만 더 늦게 침대에서 일어났다. 어제 골프를 치고 와서 그런지 몸이 무거웠다.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며 누워있으면서 아침에 하려고 했던 것들을 하나씩 줄였다. 도시락 메뉴를 변경했다. 김밥은 복잡하니 패스. 토스트로 바꿨다. 아침 식사는 새롭게 만들지 않기로 했다. 어제 먹었던 죽과 냉장고에 있는 볶음밥 중 아이들에게 선택하라고 했다.
아이들을 보내고 청소를 했다. 기운이 있을 때는 아이들을 보내자마자 얼른 청소기를 돌렸는데 잠깐은 소파에 푹 앉아있고 싶었다. 유튜브를 보려다 보기 싫어서 내가 쓴 글을 읽었다.
청소기를 천천히 밀었다. 예전에는 남편이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오기 전까지 기필코 끝내려고 손과 어깨에 힘을 꽉 주고 했더니 어깨도 손목도 아팠다. 남편이 청소할 때 들어와도 아무 상관이 없었는데 그랬다. 남편에게 쨍하고 깨끗한 상태를 보여주고 싶었다. 남편이 요구한 적 없는데 말이다.
집안 먼지를 닦았다. 꼼꼼하게 닦지 않았다. 청소는 또 할 거니까. 할 수 있는 만큼만 닦았다. 오늘은 내가 피곤하니 다음에 다시 하면 된다고 나를 달랬다. 그렇게 해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아니까.
오전에 나에게 너그러워지는 연습을 했으니 남에게도 너그러워지기를 바란다. 특히 아이들에게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시간이 가까워지면 나도 모르게 묵직한 마음이 느껴진다. '오늘은 아이들에게 또 무슨 부족한 모습을 보일까? 또 무엇에 실패할까?'를 걱정한다. 매일 육아에 실패하는 나를 자책한다.
아직 아이들이 집으로 오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다. 충분히 쉬고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을 기쁘게 맞아주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