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17.
어젯밤 11시 5분에 규모 6.6 지진이 발생했다. 아이들은 자고 있고 나와 남편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지난주에 있었던 지진보다 규모가 작았는지 흔들리는 느낌은 덜했다. 보통 지진이 발생하면 구글에서 알림 메시지를 보내는데 이번에는 보내지 않은 것을 보니 내가 사는 곳에서 먼 곳에서 발생한 것 같다. 흔들림을 느끼자마자 구글에 '근처 지진'을 검색하니 칠레 남부 어딘가에서 지진이 났다고 했다. 아침에 다시 검색하니 아르헨티나 어디쯤으로 나왔다. 이번에는 지진 발생 시 행동 요령에 따라 남편이 현관문을 열었다. 곧이어 앞집에서도 현관문을 열었다.
지진 때문에 불안함이 엄습해 왔다. 하루 내내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몸이 피곤하여 그냥 잤다. 한국의 익숙함과 편안함이 그립다. 칠레에 살고 있지만 여행을 온 것 같다. 익숙하긴 하지만 편안하지는 않다. 그래도 한국에 돌아가서 바쁘고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문득 칠레가 그리워질 것이다. 나에게 칠레는 아주 오래 여행했던 여행지니까.
여행을 앞두고 4일 치의 식재료를 사기 위해 시장에 다녀왔다. 미국에 도착해서 바로 먹을 햇반과 통조림 반찬을 한인마트에서 샀다. 약국에 들러 비상약도 샀다. 이번 여행은 심심할 틈 없이 일정이 빡빡하다. 아무도 아프지 않고 무사히 여행이 끝나면 좋겠다. 마음이 설레다가 불안하다가를 반복한다.
오늘은 오늘치의 계획을 세워야겠다. 너무 세세하게 계획을 세우지 않기로 했다. 가서 보면 바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을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