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OO 선생님께

스승의 날 편지

20220513.jpg 졸업식 때 학생이 선물한 꽃! 감동이었어!


선생님!

작년과 다르게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서 선생님께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에요. 작년 5월은 정말 힘들었거든요.


저는 요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운동도 해요. 자고 싶을 때는 자요. 무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하루하루가 소중해요. 시간이 금방 가는 것 같아요.


근데 행복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걱정은 늘 있고 자주 불안하고 가끔 우울해요. 꼭 행복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저희 아이들은 잘 크고 있어요. 마음이 좀 더 건강한 엄마를 만났더라면 덜 상처받고 크지 않았을까 하는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저를 통해 어른도 불완전하다는 것을 알게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남편과는 더 사이가 좋아졌어요. 쉬면서 제가 마음이 편해지니 타인의 이쁜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남편이 참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요즘 깨닫고 있어요.


남편이 선생님께 많이 감사하다고 전해 달래요. 선생님 덕분에 제가 좋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대요. 선생님께 명상을 배우려고 센터를 다닌 지 거의 7년이 되어가네요. 남편이 어떻게 그렇게 매주 빠지지 않고 갔냐고, 한 번쯤은 안 갔으면 하는 날도 있었다고 말했어요. 꾸준히 다니는 게 신기했다고요.


저는 센터에 가지 않으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 같은 불안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떻게든 제 마음에 있는 것들을 확인하고 싶었나 봐요. 그래야 버틸 수 있으니까요. 선생님 덕분에 육아와 가사 노동, 직장 일을 동시에 하며 힘들었던 시간들을 잘 보낼 수 있었어요.


제 마음이 지옥 같을 때는 사람들이 싫었어요. 자꾸 미운 점만 보였어요. 요즘은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좋은 점도 발견하는 기쁨도 느끼고 있어요. 타인의 좋은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저를 제가 이쁘게 보고 있어요.


매년 스승의 날이 기다려져요. 선생님께 선물을 드릴 수 있고 선생님께서도 덜 부담스럽게 받으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제가 선생님께 받았던 것들을 작게나마 보답할 수 있어서 감사한 날이에요. 저는 학생들에게 좋은 스승은 못 되었지만 좋은 스승을 만나 배울 수 있어서 행복해요.


오늘도 너무 무리하지 않고 애쓰지 않는 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작가의 이전글어떻게 살아야 될지 고민하는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