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괜찮은 아침

2024. 1. 14.

어제 그렇게 기다리던 라면을 먹고 결국은 배가 아팠다. 저녁을 굶고 오늘 아침이 되어서야 괜찮아졌다. 국이 있어야 밥을 잘 먹는 남편을 위해, 나처럼 라면 먹고 배탈 난 큰아이를 위해 그리고 나를 위해 된장국을 끓여서 아침으로 먹었다. 아침을 먹고 커피까지 마셨는데 아직까지는 뱃속이 조용하다.


커피콩을 갈아달라는 남편의 부탁에 툴툴거리는 큰아이에게 결국 잔소리를 했다. 서운하다고. 아이에게 아빠는 어제 외출하고 돌아와 너의 끊어진 기타 줄을 바로 수리해 주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더 정성스럽게 해 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아이에게 화내지 않았다. 그래서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아이는 기분이 나빴을지 모르지만. 아이들과 있으면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나의 행동과 말을 통해 아이들은 배울 테니 나부터 제대로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이불을 정리하고 세수하고 양치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하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그런 것들을 배우지 못했다. 내 몸과 내가 쓰는 공간을 정결하게 하는 것이 나를 소중하게 대하는 것임을 나는 알지 못했다. 늘어놓고 살았고 쟁여놓고 살았고 정갈하지 않게 살았다. 아이를 키우고 나서야 나에게 그런 것들이 부족했음을, 늦게라도 배워야 함을 깨달았다.


모든 것이 모두 괜찮은 아침이다. 배가 아프지 않고 여행 계획의 큰 틀은 잡았고 아직 아침이라 집이 지저분하지 않다. 이 기분을 기억하려고 나는 노트북 앞에 앉았다. 오늘 하루도 나와 타인에게 친절하고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이방인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