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19.
나는 아침을 먹은 직후가 가장 힘들다. 자꾸 침대로 들어가고 싶다. 오후보다 오전이 더 나른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에 다닐 때는 아침에 아이의 등교 준비를 시키고 나오느라 힘들어서 그런 줄 알았다. 지금은 집에 있는데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면 침대로 직행하고 싶다.
이럴 때 누워버리면 오전을 멍한 상태로 보내기 때문에 커피를 가지고 얼른 노트북 앞에 앉는다. 오늘은 커피 대신 민트차를 준비했다. 어제저녁부터 뱃속이 불편해서 오늘은 조심하려고 한다. 아침에 큰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해서 걱정이 된다. 약을 먹이고 점심에 먹을 약을 챙겨서 보냈다. 내가 나약한 장까지 아이에게 물려준 것 같아 속상하다.
나의 불안을 바로 알아채는 빈도가 높아졌다. 아이가 대충 풀어버린 수학 문제에 화가 나는 나를 보며 나의 불안을 알아챘고 아이가 아플 때마다 몸이 굳어지는 나를 보며 나의 불안을 확인했다. 내 몸과 마음은 자주 불안으로 휘청인다. 이 글을 쓰면서 앞으로 나는 이런 마음으로 어떻게 살까, 하는 불안함이 찾아오는 것을 느꼈다.
내가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 마음이 좀 나아지지만 한편으로 불안의 근원을 뿌리 뽑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가 배가 아프지 않게 하기 위해 몸에 좋은 음식이 무엇인지 아침 내내 검색했다. 아이가 문제집을 대충 풀지 않도록 몇 번이나 아이에게 주의를 주었다. 생각해 보니 다 내가 완벽하게 통제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나의 불안함을 줄이기 위해 남을 통제하려고 했다.
나의 불안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싶다. 불안을 없애기는 어려울 것이다. 40년 넘게 나와 함께 한 나의 핵심 감정이 쉽게 사라질 리가 없다. 타인을 통제하려고 하기 전에 얼른 불안함을 알아차리게 된 것도 내가 얻은 큰 성과다. 불안에 떠는 나를 다독이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걱정은 현실이 아님을 자주 확인시키는 것밖에는 방법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