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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마음
Apr 29. 2024
칠레에서의 마지막 여행을 마치고
2024. 4. 29.
칠레에서의 여행이 끝났다. 지난주에 2박 3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얼마동안은 여행을 가지 않을 것 같다. 남편과 나는 여행 일정을 맞추기 쉽지 않다. 나는 학기 중에는 긴 연휴가 아니라면 여행을 가지 않는다. 나에게 주말은 평일을 위해 재충전을 해야 하는 시간이다.
마지막 여행지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였다. 소고기 스테이크(아사도)가 맛있는 나라, 칠레에 비해 물가가 저렴한 나라, 칠레에서 제일 가까운 나라. 마지막 여행에서 우리 가족은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봤다. 아이들은 호텔에 있는 동안에는 원 없이 유튜브를 봤고 나와 남편은 지난 여행에서 미처 가보지 못한 곳을 가봤다.
여행하는 모든 순간 나는 감사했다. 이런 시간을 갖게 된 것을, 아이들과 함께 이런 경험을 같이 할 수 있는 이 상황을. 한국에서는 한 번도 누려보지 못했던 이 시간을 기억하려고 애썼다. 매 순간이 감사하고 아쉬웠다.
이제 나는 여행 계획을 짤 필요가 없다. 큰 숙제가 끝났다. 이제 나는 남은 시간 동안 우리 가족에게 무엇을 먹일지 고민하고 짐을 잘 정리하면 된다. 이곳에서 후회 없이 놀고, 자고, 책을 읽었다. 나는 이 시간을 내 인생의 황금기로 기억할 것이다.
여행하는 동안에도 나는 자주 불안해하고 걱정했다. 마지막 여행이라고 생각하니 용기가 났다. 늦은 시간에 공연을 보러 가고 치안이 좋지 않은 지역에 대낮에 가보기도 했다. 나의 불안 중 일부는 근거가 없었다. 조심해서 다니되 너무 불안해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날이 더 추워졌다. 나는 난로를 켜고 책상 앞에 앉아 있다. 더 추워져야 한국에 갈 수 있다. 이 추위를 기쁘게 맞아야겠다. 더 추워지기를, 한국의 더위가 우리 가족을 뜨겁게 환영해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