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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 시작하는 마음 May 25. 2024

기분 좋은 일

2024. 5. 24.

어제 남편의 지인 부부를 만났다. 그들은 5개월 된 여자 아이와 같이 나왔다.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만났다. 어린아이를 직접 만난 것도 오랜만이지만 여자 아이는 내 눈에 더 이쁘다. 갓난아기가 나에게 생글생글 웃어주기까지 하니 잠시 행복했다.


오늘 아침에는 남편과 내가 예뻐하는 강아지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가끔 만났던 강아지인데 붙임성이 좋아 나와 남편 모두에게 반갑게 인사를 한다. 남편과 나 모두 개를 엄청 좋아한다. 키우는 것에는 큰 부담을 느껴 개를 입양하지 않았지만 지나가는 강아지, 지인들의 강아지를 보면 한참을 멈춰서 바라보고 만져준다.


어제 만났던 아기와 강아지가 자꾸 눈에 아른거린다. 그들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누군가에게 환대받았다는 느낌 때문일까. 누군가에게 환대받았다는 것은 내 존재 자체로 받아들여지는 느낌 같다. 그 아이와 강아지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할 것이다. 


기분 좋은 일이 한 가지 더 있다. 어제 남편의 차가 팔렸다. 지인의 소개를 받은 칠레 사람이 우리 차를 보고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차가 팔려서 큰 걱정거리가 해결되어서 좋았지만 우리 차를 좋아해 주는 사람에게 차를 팔게 되어서 좋았다. 크든 작든 간에 내가 아끼는 물건이 좋은 사람에게 가면 좋겠다.


요즘 나는 아침에는 희망에 부풀었다가 밤이 되면 불안에 떤다. 아침에는 잘 살고 싶었다가 밤에는 모든 것이 절망적이다. 하나씩 해결되어 가는 문제를 보면서도 무언가 찜찜함이 있다. 이곳을 떠나면 홀가분해질까.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에 미련이 남는지 모르겠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고민하고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내 예측은 늘 비켜간다. 예측은 내 생각일 뿐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겠다. 다가올 일을 예측하며 생각을 부풀리기보다 다가오는 문제에 한 발짝 더 다가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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