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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61일 차

2025. 10. 16.(목)

by 다시 시작하는 마음

오늘 운동 완료. 이 단어를 꼭 써보고 싶었다. 그동안 다른 사람의 블로그에서만 보던 저 글자들이 몹시 부러웠다. 그들이 느꼈을 성취감, 상쾌함 등이 떠올라서 나도 꼭 느껴보고 싶었다. 어제부터 오전에 운동을 시작했다. 집안일을 얼른 끝내고 운동까지 마치면 오전이 금세 지나간다. 뿌듯한 기분을 잠시나마 느낀다.


매일이 똑같은 일상이지만 하루는 다르게 보내고 싶다. 무슨 일을 하든 기쁜 마음으로 해내고 싶다. 서두르지 않고, 쫓기지 않고, 흔쾌히, 기꺼이 하고 싶다. 꾸역꾸역 하더라도 슬프지 않으면 좋겠다. 나는 요즘 그렇게 지내고 있다. 슬픈 일이 없어서 행복하다. 지난 1년, 한국에 있는 동안 가끔 슬펐다.


집안일을 하며 큰아이를 생각했다. 한국에서 네 번의 정기고사를 치르는 동안 나는 아이를 점수로만 평가했다. 그가 가졌을지도 모르는 재능은 보지 않았다. 수학이 부족하고 국어는 조금 잘하고 영어 성적이 아쉬운 그런 아이로만 판단했다. 큰아이가 학교에서 내 준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이는 언어에 흥미가 있고 습득력이 좋다. 아이가 한국에서 정기고사만 준비했다면 나는 그것을 자세히 알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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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이 15살,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내면의 아이도 잘 키워내는 것이 목표인 여자사람, 2년간 칠레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파라과이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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