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Serena 여행기
이 글은 여행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글이 아님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칠레의 La Serena로 2박 3일 동안 여행을 다녀왔다. 아이들과 가는 여행은 설렘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아이들이 다치거나 아프지는 않을까, 피곤해서 내가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는 않을까 걱정한다. 나보다 아이들에게 관대한 남편을 믿고 짐을 쌌다. 여행을 다녀오면 나와 가족에 대해 알게 되는 무엇이 있겠지 하고 그냥 간다.
칠레에서 여행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칠레 사람들의 친절함이다. 나는 친절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나 보다. 어딜 가나 그게 보인다. 친절함이 느껴지지 않으면 불편하다. 나도 누구에게든 친절하려고 노력한다.
퇴근 시간이 다 됐음에도 질문을 계속하는 나에게 끝까지 대답해 주고, 조식을 챙겨주며 더 필요한 게 없냐고 묻는 호텔 직원, 마트에서 원하는 물건의 위치를 물어보면 자기를 따라오라며 안내해주고 찾아주는 직원, 관광지에서 가족사진을 찍어준 직원, 버스의 문을 열어주고 닫아주었던 가이드.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이 모두 친절했다.
친절한 사람을 만나고 나면 나는 그곳이 좋아진다. 여행지에 대한 기억은 그 사람에 대한 기억으로 연결되고 곧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곳에 오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여행을 가지 않아도 내 주변에는 친절한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그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칠레에서 살 집을 마련해주고 식기, 가전제품 등을 주며 우리 가족을 살뜰히 챙기는 남편 친구 부부, 아이들 학교에 관한 정보뿐만 아니라 칠레 생활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는 칠레 교민. 나는 그들의 친절함에 푹 빠져있다.
그동안은 누군가의 도움과 친절이 부담스러웠다. 언제 갚아야 할지 알 수 없고 갚지 못하게 되면 어쩌나 걱정했다. 이곳에 와서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생활하게 되면서 나는 그들의 도움을 전보다 편하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들의 친절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에게 내가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를 세심하게 표현하기로 했다. 그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더라도 나는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나는 타인에게 도움을 받을 줄도 알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