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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ace Odyssey Aug 17. 2020

'악조건에서의 성장 경험'의 가치

스타트업 채용시 의외로 중요한 점

우연히 발견한 사진인데 이제 모두 뿔뿔히 흩어진 2013 올드 멤버들 (CTO, CEO 외엔 파운더 중 딱 한명 남았다) -> 이래저래 정든 이들과의 이별은 아쉽지만 다들 도전을 쫒아 본인의 길을 간 것으로.


이번에 시니어 마케터 신규 채용을 하면서,  총 5배수 최종 면접으로 

아직 한명의 후보 면접이 남은 현재 시점에서 최종 합격 후보가 2명 정도로 1차 추려진 상황이긴 한데, 


위 사진 당시의 풀타임 마케터가 없는 상태의 팀(시리즈 A를 받기 직전 해의 초기 스타트업 팀)을 돌이켜보며 

당시 약간 실패했던 마케터 (정확히는 입사자들이 성과를 잘 못 냈던) 채용들을 한번 돌이켜볼 기회도 있음.


덕분에 이번에 채용을 할때 내가 HR로서 중점적으로 봤던 부분은 실무 능력보다는 아래의 포인트였다.


- 과거 실패 경험이 얼마나 있었는지, 그리고 그 다음번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았는지?

- 혹은 악조건에서 꼬인 상황을 풀어낼 만큼의 성취를 경험한적이 있는지

- 본인이 잘 못하는 걸 못한다고 인정하는지, 장점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이를 세일즈 할 수 있는지?

- 현재 회사에서 뽑고자하는 롤에 대한 이해도가 깊고 경험이 충분한지

- 필요한 요구사항을 구체적으로 풀어서 잘 전달하는 능력, 주니어를 리딩할 수 있는 리더십 까지.


등이 이번 채용 시점의 의사 결정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였다.



내 개인적인 경험에 의거해서는 지원자 중에서 최고 역량을 갖춘 10년차 정도 경력의 시니어급 지원자분이,

(솔직하고 - 강점과 약점이 뚜렸했던, 업에 대한 이해도 깊고, 성공을 만들어본 경험도, 팀 리더십 경험도 있는?)


당장 투입해야하는 두군데 업무 중 한쪽 업무에 있어서 약점을 갖고 계신 덕분에 1차에서 중간 탈락해버린 경우라 개인적으론 좀 아쉽긴 했는데 - 현재 우리 회사의 사정에 맞춰서 가장 적합한 분을 찾으려다보니  당장 '유일한 실무자로서' '즉시 전력으로 게임을 뛸 수 있는' 분을 뽑아야 해서, 상황에 맞추다보니 이러한 결정이 난 상황. (최종 결정자 : CEO, 채용과 관련된 의견을 낸 사람 - Biz 팀 리더급 이상 전원)


사실 누가 담당자가 되더라도 상황을 잘 이끌어 주실 수 있으리라고 보여지긴 했는데,


내 개인적으로는 각 지원자가 적어도 한번 이상은 '시리즈 A 이전의 스타트업을 경험한 상태'인걸 아주 높게 본다.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중견 회사 경험 or 큰 조직 기준 중간 관리자 리더십 경험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유는, 시리즈 A 이전의 스타트업의 업무 방식은 일반적인 직장과는 너무나 다르다.

대게는 업무 체계가 없고, 하루 단위로 격변하는 우선순위 속에서 진행하던 것들이 물거품 되는 스트레스 상황을 즐길 수 있어야하고, 기본적으로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해야하고,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의 성과를 스스로 만들어내야하는 상황이라 - 자기 주도적 업무 역량이 필수. 이를 한번 경험했는데 잘 맞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이 스테이지 회사에 다시 지원하기 마련이다.  


반면에 지원자가 여태 큰 회사만 다녔는데 시키는 일이 스트레스에요! 라는 내적 동기만 있는 경우라면,

이 사람을 뽑았을때 이번엔 전혀 다른 성격의 스타트업 자체의 업무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을꺼라는 보장이 없어서 유일한 실무자로 뽑는 포지션 채용시엔 매우 부담된다.
(큰 곳에서 왔다면 성공 확률 대비 기본 몸값은 사내 평균을 훨씬 상회하게 높은 편일꺼라 나름의 리스크다.)


> 만약 - 본인이 '큰 회사 경험만 있는 경우엔' 본인의 역량과 상관없이  갖고 있는 스킬셋이 매우 단편적인 

역할에 특화된 경우가 높아서, 주어진 시간안에 성과를 못내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생각보다 '아주 높다.'


해서 내부 시스템적으로는 해당 인력이 성공적인 랜딩을 위해 시행착오를 극복할 가이드, 멘토링이 준비되어 있어야하고, 애초에 입사 전 단계에서 이에 대한 충분한 숙지를 시켜서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아는 상태에서

입사를 하는 것이 아마도 서로에게 윈-윈이 될 것 같다. (다행히 최종 후보분들은 모두 이를 충족하긴 한다)


* 그리고 A단계에서 일 잘하는거랑 나중에 C단계에서 일 잘하는거랑은 필요한 자질이 전혀 다르다. 나는 이걸 C단계 회사에서 혼자서 프리 시리즈 A처럼 나름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하니까 -  고생에 비례해서 결과적으로 성과는 '약간' 나는데, 의지 없는 이들을 강제로 멱살 잡고 끌고 가는 과정에서 나름의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해서 이런 도전 성향의 사람들은 훗날 회사가 커지면, 다시 도전하는 재미를 찾아서  A단계의 이전의 가능성 큰 회사에 지금보다 더 높은 권한을 가진 직급으로  어느 시점에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 혹은 개국공신으로 남아서 젊은 나이에 높은 직책이 되어 있거나 - 예로는 몇 몇 IT 회사들의 최연소 임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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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내가 첫 직장을 재직하던 철없던 20대에 비해서 

초기 스타트업에서의 개인적인 성취 '실패', 유니콘 스타트업에서의 작지만 몇 번의 '성공 성취' 경험,

나중에는 나름 회사의 방향을 좌지우지 할 만큼의 '전략 기획 및 이를 실행하고 결과를 낸' 나름의 큰 성취 경험을 통해서 -  최소 3~4단계 정도 업무 레벨이 올라서  훨씬 더 나은 직업인이 되어있다고 생각하는데.... 


과거의 내가 20대 후반 정도의 시점에 지금의 직장에 시니어급 정도로 면접을 보러 왔다면 아마 지금의 내가 가차없이 떨어트리지 않았을까 싶다;  몇 몇 부분의 단점이 좀 아쉽고 - Grit도 별로 없었고 등등 

-> 내 다른글에 비유하자면, 당시의 나는 '포텐'은 꽤 있어보이는데 / 이를 성과로 증명한게 없는 상태였다


이래저래 나를 성장시켜준 1,2,3번째 직장에 대해서는 감사하면서도 미운(?) 감정들이 있다.

결과적으로 밉다는건 - '나를 알아주지 않았다'는 부분에서의 아쉬움인데,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다. 어째서  30의 일을 완성도 8~9로 달성 하면서 일이 많아서 가끔 실수도 했던게 약점이 되서, 10의 일을 완성도 9로 한 다른 사람보다 평가가 나빴어야 하는지는..


(* 첫 사진과 아래 사진을 보면 공통으로 등장한 - 글쓴이가 누군지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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