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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영 Sep 18. 2024

휴학(休學), 학업을 잠시 멈추고

석사 논문 준비

푸른 녹색 인조 잔디가 운동장에 깔리고 있었습니다. 흙바닥에서 열리던 '외대 월드컵'은 이제 푹신푹신한 녹색 카펫 위에서 열리게 되겠군요.


개강일을 맞이하여 학교에 들렀습니다. 방학 중에 앙카라에 다녀오셨다는 하은 선생님과 학생식당에서 마주쳤고, 군 입대를 앞두고 다음 학기에 휴학하신다는 승권 선생님과는 도서관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도 학업을 잠시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군대 다녀온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데 군입대 때문은 아닙니다. 생계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겠다는 현실적인 판단 끝에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정부의 공공기관 예산 삭감으로 수년째 하던 일감이 뚝 끊겨버렸습니다. 그래서 생계 수단을 다시 이어 붙일 방편 중 하나로 대형 입시학원에서 논술 첨삭 멘토로 일하기도 했었지요. 11월에 수능이 끝나고 어김없이 찾아올 논술 사교육 시장 대목 때 쉼 없이 밀려드는 학생들을 봐줘야 한다길래 제가 학업을 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에 고작 한 번 첨삭을 나가서는 벌이가 되지 않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겠다는 생각에 그 일을 접었습니다.





석박사통합과정으로 일반대학원에 들어왔으나, 석사과정으로 전환한 뒤 석사 학위만 일단 받고 졸업하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한 학기 남은 셈입니다. 그 한 학기 만에 졸업자격시험과 외국어 시험을 치러야 하고, 논문 심사까지 받아야 하니, 정말 일정이 빠듯하겠습니다. 수료 후에도 1년이라는 시간이 더 주어지긴 합니다만, 되도록 하던 걸 빨리 마무리해야 홀가분하게 다른 일을 도모할 수 있지요.


무슬림 국가에서의 국가상징물 이용을 주제로 석사 논문을 작성하고자 합니다. 튀르키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이집트, 튀니지,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란, 우즈베키스탄 등 주요 무슬림 국가의 국기와 국가(國歌)를 중심으로 비교 연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남의 나라 국기를 그리고, 국가를 듣는 걸 취미로 즐겼던 터라 방향만 잘 잡으면 '덕업일치'가 가능하지 않을는지요. 그간 《브런치》에도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조금씩 흘려왔습니다. 물론 지도교수님으로부터 허락을 구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교수님과 만나기 전에 저 스스로 연구를 뒷받침할 이론을 찾아보고 열심히 읽는 중입니다. '튀르키예 국가는 이렇고, 인도네시아 국가는 이렇더라'라는 식으로 국가들을 쭉 나열하는 글을 논문이랍시고 적어서는 안 되니까요. 국가상징물이 국가 정체성과 민족적 통합을 어떻게 형성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탐구하고, 국가 상징물의 의미와 기능을 분석하거나, 국가 정체성 이론을 바탕으로 각국의 역사적, 정치적 맥락에서 상징물의 역할을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이론적 틀을 바탕으로 무슬림 국가의 국기와 국가가 어떻게 국민 통합 및 정체성 형성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연구 방향을 잡고자 합니다. 앞으로 《브런치》에도 이런 이야기를 가볍게 풀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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