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흔적 남기기

일상의 자국


사실 병일 수도 있다. 증세이자 징후일 수 있다. 나는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눈물이 핑돌아 홀로 울컥 거린다. 첫 기억은 초등학교 6학년 때 다리가 부러져서 며칠 입원을 했다가 학교에 간 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관심있었던 뒷자리 여자아이를 보고 갑자기 너무 반가웠던 것일까, 아니면 어색한 목발질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학교에 도착했다는 감정일까. 왁스칠로 약간 투명한 갈색빛의 교실 나무바닥을 한참 보며 눈물을 삼켰다. 그러고보니 5학년 때도 또 있었구나. 수학경시대회에서 상을 받는데, 내 이름이 잘못 써있어서 눈물이 났다.

드라마를 보며 울컥 거리는 것은 물론, 민망할 때도 있었다. 처음 교육과정에서 만난 부장의 이야기를 듣고 부장에 대한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하는 발표시간이었는데 갑자기 울컥거려서 발표 초기에 분위기가 썰렁해졌다. 그 부장도 이건 왠일이지 했을 것이다. 지금은 이름도 기억할 수 없는 그에게 말이다.


스트레스의 수단으로서 눈물은 의미가 상당하다. 코인노래방에서 그리고 우두커니 밤 중에 일어나서 작은 화면을 바라보며, 컥컥 거리는 나를 내버려 둔다. 그래서 그 해소의 순간을 써보고 싶어졌다. 견디거나 버티지 않고 풀어버리는 것, 혹은 답답함을 일거에 흘려버릴 수 있는 그 방법으로서 눈물, 그냥 나에게 더욱 솔직해지고 싶었다. 그리고 계속 그렇다 하더라도 조금은 덜 민망해지고 싶었다. 프로 가수는 남을 울리지만, 아마추어 가수는 내가 울어버리는 것처럼, 벅차오르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연마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눈물이 나는 것은 큰 축복이므로, 그 축복을 오래도록 받고 싶기 때문이다.


울컥 거리는 그 때를 그려보자.




매거진의 이전글너는 글을잘 쓸려고하는 것 같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