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결혼식장에서 만난 특별한 풍경
오늘 나는 조금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낮에는 송도에서 전역 장군의 큰딸 결혼식을 참석했고, 해가 기울 무렵에는 여의도로 이동해 우리 집안 조카의 결혼식장에 들어섰다. 늘 보아온 결혼식이지만, 오늘만큼은 내가 살아오면서 본 풍경 중에서도 유난히 기억에 오래 남을 장면들이 이어졌다.
인연의 무게: 100명 단체 촬영이 세 번
식장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쾌활한 공기. 축하하러 온 사람들의 숫자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냥 '많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했다.
곧이어 진행된 기념 촬영에서 그 이유가 드러났다. 한 번에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인원이 100명을 넘어서면서, 단체 촬영이 무려 세 번에 나누어 진행된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람이 많다는 의미로 웃고 넘길 수 있는 상황이라 생각했지만, 두 번째 그룹이 모여들고 다시 세 번째 그룹의 사람들이 무대 앞으로 모이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마음속에서 묘한 감동 같은 것을 느꼈다.
한 사람을 축하하기 위해, 한 커플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기 위해 이렇게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해주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그들의 삶에 대한 증거였다. 어쩌면 우리는 결혼식장에서 신랑과 신부의 인생을 가장 솔직하게 보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누가 그들의 곁에 서 있는지, 어떤 얼굴들이 그들의 인연에 담겨 있는지를 오늘처럼 생생하게 보여주는 날도 드물다.
그리고 단체 촬영이 끝난 줄 알았던 순간, 또 다른 무리들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아마도 신랑과 신부 곁을 오래 지켜온 특별한 인연들일 것이다. 누군가는 "마니아들"이라 불렸고, 또 다른 한 무리는 예술을 하는 사람들로 보였다. 사진 속 그들의 표정은 조금 더 깊었다. 축하하는 마음 뒤에 쌓인 시간의 결이 느껴지는 얼굴들이었다.
축복의 미식: 여의도의 정갈한 코스 요리
촬영이 모두 끝난 뒤, 식장이 조금 정리되자 테이블 위에는 오늘의 코스 요리가 하나씩 조용히 놓이기 시작했다. 분주했던 촬영 장면과 달리 식사 시간은 의외로 차분하고 정갈했다.
첫 번째로 나온 전채 요리는, 연어를 얇게 말아 홍게살을 감싼 부드러운 롤에 상큼한 비네거 향이 입혀진 샐러드였다. 한입 베어 물는 순간 은은하게 퍼지는 감칠맛이 오늘의 축제를 부드럽게 열어주는 듯했다.
이어서 나온 트러플 버섯 크림수프는 따뜻하고 깊은 풍미로 마음까지 데워주었다.
그러고 나서 등장한 메인 요리, 최상의 안심 스테이크는 육즙이 고스란히 살아 있어 정말 결혼식장에서 만난 요리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만족스러웠다. 잘 구워진 스테이크 위에 걸쳐진 프렌치 소스의 풍미는 오늘의 축하 분위기와 어울리는 묵직한 여운을 남겼다.
메인 요리가 끝난 뒤에는 정통 일식 셰프가 만든 핸드메이드 초밥이 가볍게 이어졌다. 새우와 장어의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고, 스테이크 이후 입을 상쾌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온 메뉴는 늘 우리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웨딩 국수와 전통 떡이었다.
2025년 11월 30일
- 신점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