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몸으로 들어가야만 보이는 세계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그릇 앞에 서서


빈 몸으로 들어가야만 보이는 세계가 있다

우주를 향해 귀를 기울이는 장소에는

말이 없었다.

설명도 없었고

사진도 없었다.

다만

사람이 얼마나 작아질 수 있는지를

가르쳐 주는 침묵만 있었다.


나는 그곳에서

여행자가 아니었다.

관찰자도 아니었다.

그저

아무것도 가진 채 들어갈 수 없는 인간이었다.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큰 그릇 앞에 서서

비로소

비워진 마음으로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그릇이 되어보자.



2025년 12월 31일

- 신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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