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생각
최근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라는 용어가 농산물 가격 폭등에 관한 기사와 함께 자주 등장합니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라는 용어는 농업을 뜻하는 ‘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신조어로 곡물 가격의 상승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영국의 경제 주간지[이코노미스트]에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에서 1845년 이후 식품 가격 변동추이를 조사한 결과 2006년 하반기부터 식품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하여 2007년 세계 식품 가격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였다고 분석하며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에 대해 분석한 여러 자료를 보면 곡물 가격의 급격한 상승 요인으로 지구 온난화 등 기상 이변으로 인한 공급 감소, 육류 소비 증가에 따른 사료용 곡물 수요 증가, 경작지 감소, 유가 급등으로 인한 생산 및 유통 비용 증가, 곡물을 이용한 대체연료 활성화, 식량의 자원화, 투기자본의 유입 등을 꼽고 있습니다.
곡물 가격 상승이 사회 전반의 물가 상승으로 확산되어 경제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특히 곡물 자급률이 낮은 나라는 그 위험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러한 주장들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밀, 옥수수, 콩 등 세계 곡물 가격이 급등한 경우 자주 발생합니다.
또한 자국의 이익을 위해 곡물을 무기화하는 사례도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2011년(2010년 산) 기준 쌀 자급률이 2010년 104.6%에서 21.6% 감소한 83%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매년 80%대에서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곡물 자급률은 최근 23%대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곡물 자급율도 80%대의 쌀을 제외한 곡물 전체 평균 자급률은 4% 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농업생산 기반인 농업 경지 면적도 175만 ha이고 매년 1~2만 ha 감소되고 있어 앞으로 5년 이내 170만 ha도 유지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5대 곡물 수입국중 하나이며 OECD 29개국 중 26위의 식량자급률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식량자급률, 곡물 자급률을 보아도 대한민국은 애그플레이션[agflation]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라는 단어가 주는 위기감만으로도 대한민국에서 농업의 중요성을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농업의 현실은 날로 증대되는 농업 중요성과는 반대로 날로 쇠퇴하고 있습니다.
농촌의 고령화, 기상 이변의 증가, 농산물 수급의 불균형, 가격 폭등과 폭락의 반복, 도시와 농촌 간의 소득격차 확대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우리나라 농업은 매우 어렵습니다.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농업이 어려운 원인으로 첫 번째로 꼽는 것이 투입하는 노력에 비해 소득이 적다는 것입니다.
농부는 매년, 매월, 매시간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자연환경 속에서 작물을 키워야 하기 때문에 한시도 쉬지 못하고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벼는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라는 말이 농부의 고단함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입니다.
이렇게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그 흘리는 땀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 농업의 현실입니다.
그래서 농촌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도시로 빠져 나가고 2013년 농업전망을 보면 농가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로 총 인구 대비 농가 인구 비중이 2013년 5.6%, 2017년 5.1%, 2022년 4.5%의 하향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2013년 발표 기준 283만 명 수준인 농가인구 중 65세 이상 농가인구 비율이 35%를 넘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총 인구 대비 농가 인구 비중은 줄어들고 그런 농가 인구 중에서 35% 이상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라는 것이 지금 우리 농업이 처한 현실입니다.
그러나 농업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 또한 명확한 현실입니다.
저는 이런 상충된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안중 하나로 농업의 자동화 또는 식물공장(Plant Factory 또는 Smart Farm Factory)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기계 및 IT 등 제조업 분야에서는 세계의 어떤 국가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계 및 IT 제조업 분야의 기술을 농업에 적절히 접목을 한다면 우리 농업을 새로운 첨단융합 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식물공장(Plant Factory 또는 Smart Farm Factory)이라는 것은 농업을 도시와 농촌이라는 지역적인 개념을 넘어서 제조업과 동등한 산업적 개념으로 확대합니다.
도심의 건물이나 옥상 등에서 운영되는 식물공장(Plant Factory 또는 Smart Farm Factory)에서는 다양한 농작물을 생산하여 공급하고, 도심을 벗어난 농촌지역에서는 대규모 첨단 식물공장을 통해 고소득을 실현하게 됩니다.
농업이 일반 제조업에서 근무하는 것과 같이 아침 9시에 출근하여 8시간을 근무하고 저녁 6시에 퇴근을 하고, 어렵고 힘든 일은 자동화된 기계와 IT 기술이 해결한다면 농업으로의 인구 유입은 자연스럽게 가능할 것입니다.
농업으로 인구유입이 이루어져 총 인구 대비 농가 인구 비중이 늘어나면 우리나라 농업이 가진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문헌
1. 2012년 농정 이슈와 정책과제, 김정호, 최지현, 국승용, 박시현, 한국 농촌경제연구원, 제6호(201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