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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진 Oct 14. 2022

우리는 모두 무소유자들.



 무언가를 소유했다는 것은 그것을 내 뜻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고, 가졌다가 누군가에게 줄 수도 심지어 버릴 수도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물건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 동안 소유할 수는 있겠지만 무엇이든 영원히 소유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생명은 더구나 소유할 수 없다.

심지어 화분에 심겨 나에게로 온 화분 조차도 생명이 다하는 건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그저 내게 있는 동안 잘 보살펴주고 함께 있는 시간을 즐거이 보내는 것이 나에게 온 작은 생명에 대한 예의 같다.

우리 강아지 조차도 내 소유물은 아니다.

그러니 내가 강아지의 주인도 아니다.

김형석 교수님은 반려동물을 키움에 있어서도, 적당히 먹을 것을 주고 나서는 나머지는 반려동물을 자유라고 하셨다. 그렇다고 함께 지내는 동안 훈련과 교육을 시키지 말라는 말씀은 아닐 테다.

함께 있는 동안 서로가 지켜야 할 규칙과 규율이 있고,

그걸 모른다면 좀 더 알고 있는 내가 강아지를 가르쳐야 한다. 그 외에는 자유를 주고, 나는 나와 같이 한 이불 위에서 쓰담 쓰담하며 함께 잠을 잤으면 좋겠다 싶어도 싫다면 그 아이의 마음이다.

 요즘 우리 멍멍이는 이쪽으로 오라 하면 저쪽으로 가고, 청개구리 심보가 발동했다.

간식으로 유인하지 않을 때는 자기 마음대로 행동한다.

이 모든 걸 내가 하라는 대로 했으면 하는 것은 로봇을 키우는 것이니 그러려니 해야 한다.


 어릴 적에는 누군가를 소유하려고 했던 것 같다.

내가 친구를 좋아한 만큼 상대방도 나를 좋아해야 하고,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상대방이 내 마음대로 행동해주길 바라는 것조차도 그 사람을 소유하려고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우리는 자신의 몸마저도 소유할 수 없다.

육신의 나이 듦을 어쩌지 못하고, 언제가 될지 모르는 마지막 순간에는 이 육신마저 벗어야 하니 결국 나의 소유물은 아니다.

그래서 지금 내 영혼이 입고 있는 '의복'과 같은 몸을 잘 대해주라고 한다. 스스로 양질의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은 몸에게 잘 대해 주는 것이다.

배우 문숙님이 '스스로에게 음식을 대접할 때 마치 신께 바치듯 하라.'라고 했던 말씀도 떠오른다.

 몸을 잘 대접해주지 못하면, 몸은 우리 곁에 있는 동안 행복하기 힘들다. 내 몸이 내 것이니 내 마음대로 한다는 마음 자체가 몸을 입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와 겸손이 부족한 것 같다. 뭐든 근본적인 생각부터 바로잡으면 몸이든. 작은 생명이든, 주변 사람들과 나 자신에게도 소중히 대하게 된다.




사랑하는 가족이지만 거리가 있는 사진이라 올려본다.






 상대방이 쓰는 말투나 행동이 내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것도 소유하려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

하지만 내게 선을 넘는 행동을 한 상대방에게는 선을 긋고, 용기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나에 대한 예의이며. 결국 관계에도 도움이 된다.

나는 이 모든 상황에서도 내 감정만 통제가 가능하다.

그리고 이 감정조차도 지나가는 구름이다.

우리는 모두 무소유자들이다.


 

 고트프리 레이 킹의 '베일 벗은 미스터리'라는 책을 읽고 있다. 저자는 상승 마스터의 가르침을 받으며,

우리가 신의 본성인 사랑과 완전한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부조화와 고통 그리고 혼란이 있는 삶으로 계속해서 환생한다고 이야기한다.

나는 생을 이번이 마지막이 되게 살 수 있을까?

환생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사랑하면 소유하려 하지 않고 자유롭게 놓아준다.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에 신은 간섭하지 않으신다.


사랑의 속성 중 하나는 자유를 주는 것이다.

무소유는 자유와 닮았다.


솔직히 사랑하기는 제일 힘들고 어렵고 잘 못하고 있다.

그래도 하루하루 사랑과 일치하는 매 순간을 보내기 위해 무소유를 떠올리며 발버둥은 치고 있다.










#무소유 #가족관계 #인간관계 #독서 #명상 #내적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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