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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진 Jun 01. 2021

완벽하지 않은 자연식물식 두 달째.

나에게 찰떡같이 딱 맞는 식단이란 생각이 든다.



매일 아침 달달한 라떼를 마시고 가끔 달걀이나 생선 그리고 빵도 조금씩 먹는 완벽하지 않은 자연식물식을 두 달째 이어가고 있다. 실은 완벽하지 않아서 더 좋다.

가끔 범주를 벗어난 것도 죄책감 갖지 않고 먹고 싶으니까.


건강면에서는 모든 것이 다 좋아지고 있다. 과식, 속식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아직까지 고기가 먹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없다.

불과 작년만 해도 '자연식물식 해야지.'라고 결심하고 채 한 달도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번엔 어렵지 않게 아직까진 잘하고 있는 듯하다.



어제는 내 삶에 축복 같은 친구와 브런치를 먹었다.

요즘에는 외식을 해도 주변 사람들의 배려로 거의 샐러드나 샤부샤부 또는 도토리로 만든 음식들을 먹었다. 아주 가끔 외식 때는 가끔 다른 걸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더 신경 써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황성수 박사님께서 채소의 영양성분은 다 비슷비슷 하니 한 번에 3가지 정도만 먹으면 된다고 하셔서 집에서 먹을 때는 몇 가지 채소와 현미밥 위주로 간단하게 먹고 있다.


식물식을 하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변화된 가장 좋은 점 두 가지는 밤에 숙면을 취한다는 것과 안면홍조가 거의 사라진 것!

10년 정도 단백질에 집착하면서 불면증에 괴로울 때가 많았는데 푹 자는 날들이 많아지니 세상 행복하다.

게다가 운동에 목숨 걸지 않아도 살이 찌지 않는다.

살면서 나에게 찰떡 같이 꼭 맞는 식단을 찾게 되어 참 감사하다.



얼마 전 가족들과 도토리로 만든 국수를 먹으러 교외로 나갔는데 그곳 김치를 먹는 순간 너무 달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외식을 할 때 달아도 맛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너무 달아서 못 먹겠다는 생각이 들어 순간 깜짝 놀랐다.

건강한 음식을 먹으니 입맛이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오늘은 오랜만에 좋아하는 동생을 만나기로 해서 무얼 먹을까 고민하면서 주변 맛집을 검색해보았다. 브런치나 샐러드로 먼저 검색해 보았는데 내가 만든 샐러드보다 맛있어 보이는 곳을 못 찾았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그냥 내가 만드는 게 낫겠다 싶었다.



엄마가 만들어주신 강된장이 너무 맛있어서 쌈채소에 강된장이랑 현미밥 넣고 쌈밥을 해 먹으면 최고 행복한 맛이다. 샐러드에는 병아리콩을 쪄서 넣었고 한살림 간장소스와 들기름 또는 올리브유를 넣으면 끝이다.

요즘에는 콜라비가 너무 맛있다. 간식으로 그냥 집어 먹기도 하고 샐러드에 넣어 먹기도 한다.


바나나 외에는 수입과일을 거의 먹지 않고 국산 제철과일을 매일 먹는다.

과일과 채소는 수확한 후부터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시간이 갈수록 확확 떨어진다고 들었다. 수입과일은 농약도 많은 데다가 영양가도 없는 것 같아 잘 먹지 않게 된다.

(영양가가 없어서 그런지 수입과일은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게 된다. 영양성분이 많은 음식은 어느 정도 먹으면 뇌에서 그만 먹으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수입과일을 먹으면 뇌에서 그런 신호를 보내지 않는 것 같다.)


올리브유나 들기름을 넣어서 먹고 난 그릇은 세제 없이 따뜻한 물로만 설거지를 해도 깨끗하게 잘 세척된다.

반면 육류나 생선을 먹고 난 그릇은 세제 없이는 닦기가 힘들다.

그런 지방이 몸에 들어갔을 때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제철마다 이렇게나 많은 종류의 채소와 과일을 만들어주는 자연에게 참 감사하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들은 아주 비싼 것들이 아니다.

주변에 흔한 것,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진 것들로 우리는 이미 풍요롭다.


어제 친구와 브런치를 먹으며 나눈 대화가 자꾸 떠오른다.

친구가 이야기한 것 중 하나는 나에게 꼭 필요했던 이야기였다.

어제 우리의 만남에는 사랑과 감사 기쁨이 충만해서 아직까지도 그 여운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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