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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진 Oct 07. 2021

풍산개 산책 중, 주인의 생각의 흐름

매력적인 사람이란?    by 홍성남 신부님






 그동안 해 왔던 필라테스 강사일을 그만두고 풍산개를 키우며 집에 있는 나의 하루는 파파를 산책시키는 일로 시작된다.

하루에 두세 번은 산책을 하니 매일 가던 길이 지겹기도 해서 동네 이곳저곳을 다 쑤시고 돌아다닌다.

다행히 날씨도 좋고 기분도 덩달아 좋다.






 산책하는 동안 내가 하는 일은 유튜브로 책 읽어주는 방송을 듣거나, 강의를 듣는 일 또는 읽은 책을 머릿속에서 정리하거나 아니면 어떻게 내 삶에 적용해야 할지 생각하곤 한다. 그뿐 아니라 복잡한 머릿속을 산책 중에 정리하고 영감을 얻는 일도 많다.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산책을 당한다고 하지만 나의 머릿속은 이때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듯하다.




 오늘은 홍성남 신부님의 '근사한 사람'이라는 강의를 들었다. 내가 요즘 무척이나 애정 하는 신부님이신데, 역시 오늘 말씀도 편안하고 너무 재미있다.(지극히 내 기준)

감성노동이란 단어를 다들 아실 것 같다. 하루 중 감성은 이성에 의해 조정되는데,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감성 에너지가 바닥나는 길이라고 하신다.


 '그래 나는 이미 감성노동을 그만두었지.'라고 생각했다.

 대신 요즘은 청소를 열심히 한다.

실은 청소를 좋아하지 않는다기 보다 청소할 시간에 내 일을 열심히 하는 게 훨씬 더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도우미 이모님을 부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렇지만 이모님이 오셔서 해주시는 청소가 내 마음에 들것인지가 문제이다.

언제까지 나는 이 고민을 할지 의문이다.



 신부님은 우리가 하루하루를 감성노동으로 살다 보면 지쳐서 냉소적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때 스스로 "나는 근사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이 스트레스 관리 측면에서 최고의 정서라고 하셨다.

왜냐하면 근사함이란 감성 시스템이 제공하는 고품격 에너지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것을 유지하기만 한다면 스트레스로 감성 시스템이 다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감성시스템이 망가진 사람들은 옷을 허술하게 입고, 눈에 빛이 없고, 말을 할 때도 힘이 없는데 이것은 스스로 초라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이셨다.

 언제부터인가 혼자 있을 때도 옷을 예쁘게 입고 싶어 졌는데 이때 나 스스로의 만족감이 생겨났던 시기였나 생각해봤다. 요즘은 그렇게 발을 열심히 그리고 깨끗이 닦는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지만 나만이 아는 깨끗함이라고 해야 하나 ㅎㅎㅎ



 또 근사하다는 느낌은 만족감에서 비롯되는데, 만족감이란 내 인생이 목표대로 흘러갈 때 나타나는 신호인데 그때 자신이 근사하게 여겨진다고 한다. 그러나 만족감이 사회적 성공만으로 얻어지는 것은 아니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이 겪는 것 중의 하나가 Burn out Syndrome(소진 증후군)이라고 하셨다.

이런 사람들은 사회적 성공을 거두었지만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내가 사회적 성공을 거두었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필라테스 레슨으로 하루가 꽉 차 있을 때 많이 공허했다. 나 스스로 꽉 차 있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 종일 다른 사람들만 신경 쓰고 있는 상황이 무척이나 힘들었고, 식사 할시간, 쉬고 기도할 시간도 부족해 건강도 악화되었던 시간이 있었다. 스스로 꽉 차 있었다면 그 일들을 다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때 비어있었고 내어줄 것이라고는 운동능력과 운동지식 밖에는 없었다. 이것들로 내 삶을 유지하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내려놓았고 지금은 채워가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만족감은 훨씬 크다.



 마지막으로 삶의 보람은 의미 있는 인생을 추구하는데서 얻어지는데, 의미 있는 인생이란 그저 행복하기만 한 인생 보다 더 인간적이고 도덕적이라고 하시면서 수단에서 모든 것을 내어주신 이태석 신부님을 예로 드셨다.

  

'그래, 나는 나만 행복하게 살고 싶지는 않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 이태석 신부님같이는 못 살아도 아주 조금이라도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어. 정말로.....'

내 마음은 이렇게 강하게 말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사람이 살면서 사회적 지지, 친밀한 유대감,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며 강의를 마무리하셨다.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와도 우리 파파는 실내 생활에 아직 완벽 적응을 못해서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잠을 못 자서 나도 그냥 가만히 같이 있어야 한다.


산책하면서 좋은 강의들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집에 와서는 가만히 있어야 되니 이렇게 글도 쓰고 정말 좋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라고 계속 생각하다 보면 훌륭한 답이 나온다.)

내가 가만히 있어주니 아주 꿀잠을 주무신다.


오늘은 중간에 내 운동도 챙겨했다. 운동복도 예쁘게 갖춰 입고.



그러고 나서 청소 좀 하고 몇 가지 일을 챙기고 이른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또 저녁 산책을 갈 시간이다.



저녁에 답답해 하는 것 같으면 산택갈 시간이다.

                                                          "그래... 나가자~~!"












아침에 갔던 공원이 너무 좋아서 저녁에 또 갔는데 야경이 정말 예뻤다.

아침저녁으로의 산책과 나머지 시간은 앉아서 책 읽고 글을 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가 나는 근사하고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먼저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한데 처음부터 스스로가 그렇게 믿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면 사소한 행동들이라도 매력적인 사람처럼 하는 것을 반복해보길 바란다. 스스로에게 '나는 이미 근사한 사람이야.'라고 말하면서 행동을 조금씩 그렇게 하면 우리 뇌는 그것을 진실로 믿게 되고, 그 생각들이 우리 의식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무의식으로 들어가 나중에는 외모와 행동들이 다 매력적으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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