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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진 May 13. 2022

Step 5. 외로움과 다이어트

<<  "외로우니 먹는다"라는 말이 있는데요.


  실제로 먹는 행위는 외로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음식이 위장으로 흘러들어 가면 관계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옥시토신이 분비되기 때문입니다. 이 호르몬은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있거나 포옹을 할 때도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혈류를 증가하고 불면증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습니다. 음식이 위와 장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마치 타인이 피부를 쓰다듬는 듯한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

                                                                                                     - 김승일, 재미의 발견 중에서





 저는 예전에는 누군가가 필요하단 생각이 많았습니다.   

어렸을 때는 친구들이 늘 필요한 아이였고, 학창 시절엔 주 7일을 친구들과 어울려 놀았습니다.

그런데 제가 듣기로, 저는 외가와 친가를 통틀어 첫 손녀였고, 집에서도 맏딸이라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는 말을 늘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음에도 꽉 차 있다는 느낌이 없고, 늘 부족하다 생각되었으니까요.

이제야 비로소 깨닫게 된 사실이지만, 저는 성장과정에서 저의 마음 깊은 곳을 누군가 헤아려준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은 저와 동생을 키우시면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키워주셨고, 그분들도 모르는 부분이 많으셨기 때문에 부모님을 탓하고자 하는 말이 아닙니다.

부모님들 또한 저희 조부모님께 그런 것들을 배우지 못하고 성인이 되셨고, 계속 거슬러 올라가면 그 누군가의 잘못도 아닌 것이 됩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이상, 나의 삶에 대해서 그리고 나라는 존재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통찰하지 않는다면 그것에 따른 공허함은 본인의 몫입니다.


저에게는 마음 깊은 곳의 안정감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공허했던 순간일수록 더 많이 먹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먹는다고 그 공허함이 채워지지는 않습니다.



 얼마 전 대화 중에, 친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회사에서 인정받고 싶어 하나 봐."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나눈 후, 결국 저의 대답은 이것이었어요.

"네가 너 스스로를 인정해 주면 어때?"


그 인정을 밖에서 구한다는 것은 스스로 자신을 인정해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 어린 시절 충분히 사랑받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했던 어린아이가 있습니다.

그 어린아이의 감정을 찾아내어 살펴보고 내가 인정해주고 어루만져주면 끝입니다.

말은 참 쉬운 것 같지만, 자신을 들여다보고 혼자만의 작업을 하는 시간이 실은 가장 어렵습니다.

내가 나를 인정하고 또 인정하면서 보듬고 스스로와 대화하는 작업은 꼭 필요합니다.

그렇게 인정을 충분히 받은 감정들은 나를 떠나가게 됩니다. 그 감정들이 자유로워지고 상처가 치유됩니다.

하지만 인정받지 못한 감정들이 계속 남아있는 한 무의식 속에서 나를 평생 따라다니게 됩니다.


스스로와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습니다.

어렸을 적 슬퍼했던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그 순간에 슬퍼하고 있는 작은 나에게 다가갑니다.

"많이 슬프겠다.(감정의 인정) 충분히 그럴만해, 나는 어린 내가 이해가 돼.(또 인정)

 자, 여기 사랑이 있어. 내가 나를 사랑하고, 우주가 너를 사랑해."


온 우주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여기저기서 많은 현자들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단지 당신이 듣고, 보고, 믿으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을 말해주는 책은 주위에 얼마든지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구하기만 하면, 지금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내용이 당신에게 다가오게 됩니다. 정말입니다.





 그렇다고 혼자서 외롭게 살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가 신의 충분한 사랑으로 차오르게 되면, 에너지장을 통해 그 에너지를 감지한 비슷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이 다가오게 됩니다. (우리는 모두 에너지이고 하나의 에너지장속에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여러 번 했습니다. 텔레파시는 신기한 일이 아닙니다.)

어떤 것으로 나를 자랑할 필요도 없게 됩니다. 사실 우리가 자랑한다고 하는 것들은 모두 껍데기일 뿐이니까요. 본질적인 가치들로 꽉 채워지게 되면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게 됩니다.

(더불어 저의 냉장고 내부도 점점 간소화되어 가는 중입니다.)

무엇인가 많다고 자랑했는데, 그것은 없어질 수도 있는 것이고, 나를 대신할 수도 없으니까요.

자랑을 하는 사람일수록 내면은 비어있습니다. 나는 자랑을 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자랑을 하는 내 안에 비어있음을 감지하게 되고 오히려 떠나가게 됩니다. 더 외로워지고 더 공허해집니다.




 그러니까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을수록, 껍데기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얻은 것이고, 내면에서 힘이 느껴지게 됩니다.


 자신과 대화를 시작해보세요.

최대한 사랑을 담아서 친절하게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삼자가 나에게 말해주는 것처럼 이야기하면 더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주어지고 있는 사랑을 받을 것인지, 느끼지 못하고 살며 음식이나 타인 등등을 통해 위안을 얻을 것인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새로 시작하는 매일이 하얀 도화지이고, 우리는 도화지에 어떤 그림이든 그려 넣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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