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태어나고부터 8년째, 돌이켜보면 여태까지 한번도 밤에 쭉 자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처음에는 잠 못자는 것이 애 낳고 겪는 가장 큰 고통이었다. 예전에 나는 한번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만큼 잠에 깊이 드는 편이었다. 남편이 잠자는 숲속의 공주라고 놀릴만큼 잠을 많이 자는 편이어서 어른이 되어서도 잠을 8시간에서 10시간 가까이 잤다. 그런데 임신하면서부터 자다가도 일어나서 소변을 보러 화장실에 몇번씩 가야 했다. 임신 후반에 배가 불러오면서부터는 다리에 혈액순환이 잘 안되더니, 자다가 갑자기 다리에 쥐가 나서 으악 소리를 지르면서 깨는 경우도 잦았다.
아기가 태어나고부터는 더 못잤다. 처음에 아기는 밤에 두세시간 간격으로 깨서 울었는데, 비몽사몽으로 일어나서 젖을 물리고, 안고, 업고 재우고 나면 이미 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다. 한번은 자다가 가슴이 너무 답답해 숨을 못 쉬어서 켁켁거리며 일어난 적도 있다. 일어나고보니 내가 식탁 의자에 애를 업은 채로 앉아서 엎드려 자고 있었다. 오밤중에 우는 애를 업고 몇시간을 달래다가 잠시 앉았다가 나도 모르게 엎드려 깜빡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내 처지가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흘렀다. 제대로 잠도 못자고,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만신창이 몸상태로 다음날 직장일까지 해야된다고 생각하니 다음 날 해 뜨는게 두려웠다.
게다가 남편하고 사이도 최악이었다. 남편 친구들도, 동료들도 애 가진 사람이 없어서 남편은 아빠가 된다는게 어떤건지 전혀 감을 못잡고 있었다. 남편은 신경이 곤두설대로 곤두서 있어 틈만 나면 싸울려고 달려드는 아내와 밤낮없이 울기만 하는 아기에게 지칠대로 지쳐 있었다. 결국 육아는 오롯이 나의 몫이었다.
첫째는 서너살이 지나면서부터 밤에 통잠을 자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 즈음 둘째가 태어났기 때문에 모든 상황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그래도 둘째는 수월한 편이었다. 자다 깨서 젖만 물려주면 알아서 먹고 잠들었다. 젖 물리는 요령도 생겨서 자다가 애가 칭얼대면 잠 안깨고 누워서 수유를 했다. 그래도 둘째는 두돌이 훨씬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밤에 두어번 깨서 엄마를 찾는다. 오밤중에 깨서 엄마, 안아줘라고 칭얼대고, 쉬, 쉬하면서 급히 화장실 변기로 달려가야 할 때도 있다.
글쓸 때 흐름이 끊기는게 싫어서 일부러 아이들이 잠든 깊은 밤에 이 글을 쓴다. 이 길지도 않은 글을 쓰는데도 호흡 한번으로 쭉 쓰는 법이 없다. 여전히 둘째가 깨서 한두번은 방해를 받는다. 정말 내 마음껏 밤잠을 잘 수 있는 날이 오긴 오는 걸까? 상상조차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