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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리 Jul 05. 2023

드릴건 한국음식 선물뿐이라

매일 집안일과 애본다고 종종거리는 애셋 엄마. 남편 외벌이로 쪼달리며 산다. 1인 월급으로 5명이 먹고 살아야하니 뭐 더이상 절약할수 없는 그런 상태로 산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애들 앞에서, 사람들 앞에서는 애써 괜찮은 척 하지만.


불어를 배워야 하는데 학원이든 과외든 갈려면 시간도 돈도 여유가 나야하는데 언감생심이다. 그 와중에 첫째아이 친구엄마 로르가 나한테 매일 하루 한시간씩 불어과외를 해주고 있다. 그것도 공짜로. 공짜로 해준대서 눈물나게 고마웠다. 로르는 딸둘 키우는 아줌마인데 외국인에게 불어 가르치는 대학원 학위까지 딴 전문 선생님이다. 덕분에 불어가 엄청 늘었다.


막내가 어린이집 안가기 때문에 같이 데리고 수업을 받아야 해서 놀이터 벤치에서 수업을 한다. 막내는 미끄럼틀 타고 공원을 누비며 혼자 놀고 나는 로르와 벤치에 앉아서 집에서 타온 커피를 마시며 공부를 한다.


로르 덕분에 불어도 많이 늘고 너무 고마운데 내가 가진 돈도 없고 줄게 없어서 음식선물을 자주 한다. 오늘은 삼각김밥과 계란야채볶음밥을 줬는데 눈물나게 고마워한다. 이게 뭐라고 주는 내가 머쓱할 정도로.


고단하고 마음도 힘들고 그런 하루였는데 하늘은 너무나 파랗고 화창했다. 이렇게 또 하루가 가고 우리 아이들은 하루 더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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