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7, 8월에 모든 것이 멈춘다. 휴가 기간이라서 그렇다. 거의 모든 가게가 문을 닫는다. 사실 유럽이 전반적으로 그런 경향이 있는데 프랑스가 유난히 심하다.
가만보니 사람들은 일년 내내 휴가만 얘기한다. 지난번에 어딜 갔다 왔고 이번에는 여기 갈 예정인데 어쩌구 저쩌구. 일에 대해서 물어보면 인상을 팍 쓴다. 어디 할 얘기가 없어서 일 따위 얘기를 꺼내냐는 눈치다. 일은 떠올리기만 해도 치가 떨리는 모양이다.
개인적으로는 워라밸도 챙기고 스트레스 없어서 좋겠다만은 모두가 일을 안하니 사회가 경쟁도 없고 발전이 없고 활력이 없다. 가게 문만 열어줘도 손님은 감지덕지다. 식당가면 음식은 냉동식품 데워주거나 봉지에 든 샐러드 꺼내준 정도인데도 고맙다. 그마저도 엄청나게 비싸다. 일인당 최소 2만5천원은 내야한다! 버스도 주말이나 휴가 때는 운행을 안하다시피 하고 택시는 한국의 열배 가까이는 줘야하는데 그마저도 며칠전에 예약을 해야한다. 미용실도 마찬가지. 밤이나 주말 휴가철에는 외부에서 할수 있는게 없어서 강제로 집에 있어야하고 죽으나사나 밥해야 한다. 하는수 없이 가정적이 될수 밖에 없다. 그래서 더 많이 사랑하고 애를 더 많이 낳는지도 모른다.
좋게좋게 생각해서 일을 안하는 건 좋은데 병원이나 약국도 일을 안하니 큰문제다. 의사도 약사도 주말에는 휴가는 다 쉬어야한다 하고 워라밸을 챙겨야하니 환자들이 고역이다. 며칠전에는 애들이 다 수두 걸렸는데 모두 병원 문턱에 가보지도 못했다. 자연치유했다. 프랑스에 오면서 한국의 갖가지 약을 다 사 왔다. 하다못해 애들 체 했을때 따줄려고 수지침까지 사 왔다. 의료수준은 한국에 비하면 진짜 50년은 역행한 느낌이다. 젊고 건강할 때 잠시 프랑스에 있을수 있지만 곧 한국에 돌아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