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앞치마를 하고 도마에 각종 야채 탕탕 썰어서 정성스럽게 된장 끓이는 모습이 여유있고 이상적인 주부의 모습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결혼생활 몇년 해보고, 맞벌이라 직장도 가야 되는데, 애도 하나둘 태어나는데, 누가 차려준 아침조차 먹기가 어려울 지경입니다.
그래서 저희집은 아침에는 가스불을 켜지 않습니다. 아침부터 가스불에 냄비를 올리고 야채를 썬다고 도마 꺼내고 어쩌고 하다보면, 밥도 짓고, 김치도 꺼내고, 반찬 다른거 꺼내고 하다보면, 주방이 어질러지고 설거지가 쌓입니다. 밥도 먹기 전에 이미 의욕상실이고, 퇴근해서 오면 주방에 들어가기도 싫어 시켜먹자 이렇게 되고 악순환의 연속입니다.
저희 남편은 외국인이라서 아침에 커피 한잔이면 되고요.(본인이 끓여마심) 아이들은 시리얼에 우유를 먹거나 빵에 잼을 발라먹는 정도입니다. 사과나 딸기, 바나나 같은 과일을 먹을 때도 있고요. 처음에는 애들 아침을 너무 대충 챙겨주는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어요. 저희 엄마는 아침에 항상 새 밥을 지어 반찬 몇가지에 국 해서 챙겨 먹이셨거든요. 근데 저희 남편은 아침부터 왜 주방에서 소란이냐며 냄새난다고 간단히 먹으라고 해서 외국식으로 먹고 있어요. 시리얼은 너무 달지 않은 걸로 고릅니다(요즘에는 몸에 좋은걸로 여러가지 잘 나와요). 추운 겨울날에는 전날에 죽 종류(호박죽이나 닭죽 같은 것)로 왕창 끓여놓고 아침에 전자렌지에 데워먹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