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들 May 16. 2024

지금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면

아는 지인과 오랜만에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한동안 뜸했던 터라 반가운 마음이 앞섰다. 그런데 문자가 왔다. 어제부터 몸이 많이 안 좋아서 도저히 만날 수 없다는 거였다. 올해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터라 몸도 그 영향을 받는 모양이었다. 뻔히 사정을 알기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24년이 빨리 갔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보내온 이 한 줄에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이 그대로 느껴졌다. 굳이 말은 하지 않지만 내 주변에는 올해 유독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 뉴스를 보면 자영업자들이 IMF나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다고 인터뷰하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폐업률이 사상 최대라는 말도 나온다. 청년층이라 해서 예외는 아니다. 아마 그들도 허리띠를 졸라매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을 것이다. 2년 전, 대선 결과가 나오는 날 가장 미안했던 건 젊은이들이었는 데 내 우려가 현실로 되고 있다. 오늘도 모임에 갔다가 다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살기가 더 팍팍해졌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니체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당장은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가시밭길에도 반드시 끝이 있다. 가시밭길 끝에는 분명 예쁜 꽃길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힘들고 괴롭다고 그 자리에서 걸음을 멈추면 계속 가시밭길에 서 있을 뿐이다. 힘들고 괴로워도 받아들이고 쉬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야만 당신은 꽃길을 마주할 수 있다.      


아직 확인해보지는 못했지만 사실이라면 충분히 공감 가는 말이다. 지금 누군가는 가시밭길을 걷고 있을 수 있다. 만약 혼자 견뎌야 한다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하지만 이 말처럼 걸음을 멈추면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을 수밖에 없다. 지옥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묵묵히 걸어야 한다. 지금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면 꽃길이 그를 반겨줄 것이다.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나에게도, 그이에게도 그 길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는다. 




작가의 이전글 읽고 싶은 글쓰기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