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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 May 19. 2024

꿈을 꾼다는 의미


    

내가 아는 이의 꿈은 여유 있게 여행을 다니면서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매일 마감에 시달리는 게 그가 처한 현실이다. 여유로운 삶을 바라지만 그의 꿈을 막는 가장 큰 장애는 현실적인 빚이다. 그걸 해결하지 않는 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그도 안다. 흔히 말하는 영혼을 갈아 넣는 작업을 하면서도 그가 현재의 일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요즘 함께 작업을 하면서 그가 얼마나 진지하고 열심히 일하는가를 알게 되었다. 나라면 도저히 그 정도의 열정과 정성으로 일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아침부터 나와 헤어지기 전까지 거의 12시간을 쉬지 않고 일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나로서는 그처럼 열심히 하는 이가 성공하지 못하는 불합리하게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그날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그가 잘 되리라 믿고 싶어졌다. 그런 사람이 보상받지 않는다면 세상이 너무 불공평하기 때문이다. 




전에 보았던 외국 드라마 대사 한 구절이 떠오른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을 다 알지는 못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처지나 상황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자기가 보는 관점에서만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언젠가 우리 지역에 사는 김 모 시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세상의 모든 집은 고민이 있다. 나만 모를 뿐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해 보이고 걱정 없어 보이는 집이라도 크고 작은 걱정은 있다는 이야기였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데도 우리는 그걸 마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며 살아간다. 하기는 가장 평화롭고 걱정 없는 이들은 공동묘지에 누워 있는 이들이라는 말이 있기는 하다.      


나 역시 그의 고민과 꿈에 대해 알지 못한다. 최근 그와 작업을 하면서 상당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이다. 지금은 불가능하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언젠가 그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다음에 우리가 언젠가 이 이야기를 할 때쯤이면 하나의 추억으로 여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내 삶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마라 

사람의 마을에서 

나도 너만큼 치열하게 살았다      


말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도 없는 건 아니다 

할 말 많지만 지금은 잠시 접어둔다      


꽃을 일찍 피웠다고 

아직 피우지 못했다고 해서 

서둘러 접어야 하는 인생은 없다 

그게 누구더라도

- 사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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