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에세이
홍차를 마시기 시작한 지 20년 정도 된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홍차 소믈리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꽤 오래 가까이해오다 보니 그냥 음료가 아니라 친구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홍차는 재미있는 차다.
찻잎 각각의 향도 또렷이 존재하면서,
가향을 통해서 새로운 향을 많이 많이 만들어낸다.
딸기를 먹고 싶으면 딸기를 먹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차에 딸기를 가향해서 그 향을 음미하는 식이다. 거기다 민트도 섞어보고.
오리지널도 좋지만 가끔은 흉내내기의 미학도
그만의 오리지널리티가 있는 것 같다.
천연보석도 아름답지만 커스텀 주얼리도
그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인간은 상대방이 웃으면 따라 웃도록 진화되었다고 한다. 아기들은 다른 사람들의 표정을 흉내 내면서
어떨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하는지 배워간다.
진짜라는 건 무엇일까?
나는 뭔가 진짜라고 인정받는 존재가 되고 싶었지만 나날이 느끼는 건 진짜라는 게 도대체 뭐냐는 의문뿐이다.
커스텀 주얼리가 아름답다면, 천연보석의 아름다움은 가짜인가?
진짜와 가짜는 비교할 상대가 존재하기에 존재한다.
서로를 비교하지 않는다면 진짜와 가짜라는 구분은 사라질까?
진짜보다 진짜를 추구하는 가짜가 더 진짜가 되어가는 최첨단 세상 속에서 이제 질문해야 할 건,
진짜냐 가짜냐가 아니라
무엇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기지 않고 기쁨을 줄 수 있느냐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