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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시월 Jul 07. 2016

오늘의 커피

초단편소설


지원은 '오늘의 커피'라는 메뉴를 보면 주문하게 되어버리는 습관, 징크스, 어쩌면 강박을 가지고 있었다. 오늘의 커피가 까페의 재고 소진 목적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지원의 주문은 바뀌지 않았다.

저렴해서? 우유가 안 들어간 커피를 좋아해서?

아니었다.

메뉴에 '오늘의 커피'가 없는 까페에서는 지원도 까페라떼나 까페모카를 마셨다.


지원에게 '오늘의 커피'는 되고 싶은 모습이었다.

그날그날 최상의 원두로 내린다는 '오늘의 커피'처럼 최상의 내가 되어야 한다고 자신을 다그쳤다.


까페에는 지원처럼 오늘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쓰는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괜찮지 않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 얘기할 수 있는, 약해도 이용하지 않을 사람 앞에서만 그만둘 수 있는 노력이었다.

지원은 그런 사람이 있는지 생각했다.

그 사이 언제나처럼 완벽한 '오늘의 커피'가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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