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그렇다.
사랑의 말로 영원을 약속했던 그때의 그 순간도,
시간이 흐른 뒤에 돌이켜보면 하나하나의 워딩이 아닌,
그때 그 사람의 표정, 미소, 말투만이 기억이 난다.
다시는 보지 않기로 하면서 독한 말을 뱉어내고 돌아섰던 그 순간도,
지금 돌이켜보면 차가웠던 그 말의 내용보다
그 순간 그 사람의 표정, 눈빛, 말투만 기억날 뿐이다.
사랑의 순간도, 이별의 찰나도, 비난의 말도 결국은,
그 순간 내 눈에 보였던 그 사람의 모습과 표정,
그 순간 내 귀를 울렸던 그 사람 음성의 세기와 높낮이,
그 순간 내 볼을 스쳐갔던 공기의 온도만이 기억에 오래도록 남는다.
머리가, 아니 뇌가 기억하는 것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 것 같다.
날 자극했던, 오감의 기억만이 오래도록 남을 뿐이다.